상온에서 비위생적으로 보관되는 고래고기. |
이와 함께 고래잡이들도 활동무대를 동해에서 서해로 옮겼으며 불법 포획한 고래고기는 비위생적으로 소비자의 입에 들어갔다.
2일 우리나라 최대 고래잡이 조직이자 마지막 세대로 불리우는 29명이 경찰에 붙잡혀 그 중 7명이 구속됐다. 이들 조직은 주로 60대 안팎으로 일부는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포경금지 선포 전 동해의 마지막 고래잡이였다.
경찰과 어민들에 따르면 흔히 동해에서 주로 나타나던 고래는 최근 3~4년 전부터 서해에서도 흔하게 발견됐다.
어민들은 고래가 환경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먹잇감인 오징어 등의 이동과 함께 동해에서 서해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100여종에 달하는 고래 중 우리나라에서는 밍크고래, 돌고래, 살쾡이 등 8개종 정도만 발견되고 있다.
최근엔 2월에 남태평양 등지에서 서해로 왔다가 5월에 시베리아로 이동하고 다시 남태평양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경조직은 이 틈을 노려 2월부터 5월 사이 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사냥에 나섰다. 서해안에 흔한 안개가 걷히는 시간이다.
고래잡이배의 특징은 천정에 의자와 망루가 있고 작살을 던지기 위해 뱃머리 부분에 철로 된 구조물이 설치됐다.
이들은 바다의 물살만을 보고도 고래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등 귀신같은 범행으로 고래를 잡아들였다. 이들의 유통과정을 보면 불법 거래돼 국내 소비자들이 먹는 고래고기 중 상당수는 비위생 적일 것으로 추측된다.
해상에서는 고래고기를 잡아서 한나절을 바닷물에 담가 보관했고 육지 이동 중에는 1t 트럭에 고기를 싣고 얼음만 대충 흩어 뿌려 이동했다.
산속 비밀창고에서는 냉동시설이 전혀 없는 상온에서 해체작업 후 식당에 공급됐다. 고래고기는 붉은색으로 모양이 얼핏 소고기와 비슷하며 지난 4월 울산지역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7m짜리 고래는 1억 2350만원 정도에 거래됐다.
경남에 거주하는 포경조직이 서해에 고래가 있다는 주변의 말만 믿고 무작정 원정 온 이유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300~500여마리의 고래가 유통되고 있는데 일부 식당주인들은 불법포획한 고래고기가 가격이 저렴해 몰래 사용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최대 고래잡이 조직이자 마지막 세대로 불리는 이들의 검거로 한동안 고래잡이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유통증명서가 없는 고래고기는 모두 불법거래이며 서해에서 고래잡이는 적발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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