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민선 5기에 진행됐던 7개 대형사업들은 상당수가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임은 물론 일부는 민간자본을 유치해야 하는 어려움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권 시장 입장에서는 전임 시장이 펼쳐놓기만 하고 마무리하지 못한 대형 사업을 떠맡고 싶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시장에 취임하기 전에 인수위원회의 시민경청위원회가 도맡아 곤혹스런 사업을 은근슬쩍 없었던 사업으로 떨쳐버려 주면 그보다 속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10일 동안 123개에 달하는 선거공약을 검토함은 물론 민선 5기 전임시장이 추진해오던 사업들도 검토했던 시민경청위원회의 활동은 시민들의 불신만 초래했다. 시민경청위원회의 섣부른 결정에 해당 사업의 지역구민들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물론 엑스포재창조사업이나 사이언스 콤플렉스 사업 등 정부의 예산 반영이 선행돼야 한다거나 시간적으로 촉박하지 않은 사업들도 있다. 그러나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이나 유성복합터미널조성사업 등은 급박한 사업이다.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인근 지역민들이 개발행위가 제한돼 수년째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 어려운 형편이다.
아울러 시도 때도 없이 교통정체가 빚어지는 유성 시외버스터미널 주변과 유성시장 주변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이다. 이런 지역적 특성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시민경청위원회가 재검토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권 시장은 1일 열린 취임식에서 '시민', '경청', '통합' 등 세 가지 가치가 시정을 펴는데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선 6기 시정구호를 '시민을 행복하게, 대전을 살맛나게'로 정했다. 모쪼록 임기 4년 동안 대전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민이 행복한 대전으로 도약하는데 주춧돌이 돼 주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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