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공약 검토를 왜 그처럼 짧은 기간에 마무리했는지 못내 아쉽다. 권 당선인이 시장에 취임하기도 전에 불과 열흘 만에 123개의 공약을 검토한다는 것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전문가들이 해당 선거공약과 관련해 얼마나 많은 자료 검증을 거쳤는가도 의문이다.
이번 검토에서 논란의 소지가 될 만한 것 또한 몇 가지 눈에 띈다. 먼저 도시철도 2호선 문제다. 시민경청위원회는 '도시철도 2호선은 트램(노면전차)을 전제로 추진한다'며 '올 하반기까지 도시철도통합위원회를 구성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말로는 시민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중요사안인 노선 방식은 트램방식으로 고정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는 그동안 민선 5기 대전시가 추진해오던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 같은 수정시 정부의 예비타당성 재조사 등 또 다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게다가 트램방식의 경우 대전시내 복잡한 도로 및 교통 사정과 맞물려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민선 5기 사업 가운데 재검토 대상 역시 7개나 되는데 이 가운데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도 포함시켰다. 물론 이 사업을 둘러싸고 후순위협상대상자가 지난 2월 대전도시공사와 우선협상대상자 사이의 협약이행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법원의 판결에 따라 어떤 상황이 전개될는지 알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사업 자체가 다소 늦어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사업의 경우 유성구민의 오랜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로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시급한 사업이다. 이런 사업의 특성조차 무시한 채 재검토 대상에 포함시킨 시민경청위원회의 결정에 시민들이 불신을 가질 만하다. 권 당선인은 취임 후 선거공약에 대한 검토를 시민단체 위주의 인사들이 아닌,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다시 한 번 세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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