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서청원 의원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정정당당하게 인구비례에 따라 선거구 획정할 때”라고 강조한 뒤 “충청권 선거구 증설 문제가 20대 정치적 쟁점이 될 것이고 합리적인 조정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도 같은날 대전을 방문해 “광주와 대전의 인구가 비슷한데 광주는 국회의원이 8석이고 대전은 6석이라 충청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며 “인구와 지역 대표성을 고려해 선거구가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하는 만큼, 여야 간 협상을 통해 충청민들의 뜻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적극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당 측 당권주자들이 잇따라 충청권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을 약속하며 후반기 국회에서 진전을 보일지 주목된다.
그러나 넘어야 할 벽도 적지 않다. 국회의원 숫자가 정해진 만큼, 지역 국회의원 의석수를 증설하는 것은 다른 지역의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제로섬 게임인 이유에서다. 특히, 국회의원 수는 각 지역의 예산 확보 능력과 직결되는 만큼, 지역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우택 최고위원과 호남 출신 유수택 최고위원이 선거구 조정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어졌었고, 충청권 여야 국회의원들이 선거구 증설을 공동 추진키로 하자 전북 등 호남권 야당 의원들이 정치적 도전으로 규정, 강력 반발하는 등 지역 갈등으로 초래된 바 있다. 때문에 충청권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의 당위성을 보장하는 전략적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민 표의 등가성과 형평성을 회복하려면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이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충청권 인구가 늘고 호남권은 줄었다는 수적 비교만 놓고 선거구를 재정립하자는 주장은 되레 호남권의 불만만 야기하는 만큼, 여야는 선거구 획정위의 독립화가 담긴 법안 통과 등 전략적인 접근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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