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악의 허베이 스피리트호 서해안 유류유출사고가 발생한지 어느덧 6년 반년이 지나고 있다. 유류유출사고 이후 관광객수의 급감으로 태안경제는 최악의 침체에 빠져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07년 태안반도를 찾은 관광객수는 2088만명으로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이후 2008년에는 485만명으로 사고이전보다 20%수준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야 1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등 회복하는데 무려 6년이 걸렸다.
관광객 감소는 곧바로 숙박, 음식점, 도소매업, 수산업 등 전 태안지역의 경제분야에 큰 타격을 주고 있어 유류사고는 누가봐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서산지원에서 진행되고있는 유류사고 1심 선고공판 결과를 보는 피해주민들은 허탈감에 빠져있다.
국제기금 사정결정 3년, 제한책임 사정재판 2년, 그리고 서산지원의 본안소송 재판 1심 1년까지 재판기간만 무려 6년을 허비하면서도 피해주민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재판결과에 큰 기대를 갖고 인고의 세월을 감내하며 기다렸다.
서산지원은 5월 21일 당진시 수산분야 1심 선고공판 결과 모두 기각결정을 내리고 지난 4일 서천군 일부(111명) 맨손어업피해자 판결도 같은 결과를 가져오자 피해민들은 또다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두 사건은 대부분 국제기금과 사정재판에서도 기각을 한 사례이나 당진시 송산면 가곡어촌계 소속 어민 27명을 대상으로 제기한 민사소송은 지난해 1월 사정재판에서 피해금액 22억원을 인정받은 사례가 기각되어 피해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법원 판결금액이 사정재판 결과보다 전반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같은 원인은 IOPC가 국제기금 보상매뉴얼에 의한 엄격한 피해입증자료를 요구하고 있고 재판부 역시 증거주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민들은 대다수가 영세업자로 현지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로 현금거래로 장부에 세부적으로 기재해 관리하는 경우가 거의 전무한 관행적인 영업형태에다 장부나 거래내역 자료가 있었다 하더라도 2~3년전의 자료는 분실하거나 폐기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사례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피해민들은 서산지원에서 열린 사정재판과 같은 법원에서 판결을 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 조모씨(태안군 원북면)는 “피해주민들은 유사사례라든가 소득추계를 인정하여 판결하는 것이 실질적인 피해를 구제하는 길”이라며 “국제기금이 사고 후 2년이 지난 2009년 10월까지 피해 추정액을 6000여억원이라고 밝혔음에도 과도한 입증자료를 요구하여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않는 행위”라고 비난을 했다.
앞으로 유류피해 민사소송은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법원이 요구하는 엄격한 증거주의 재판을 계속할 경우 피해민들은 피해를 입고도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 피해주민들의 집단행동 등 강력한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태안=김준환 기자 kjh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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