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듯 도시의 미관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마을기업이 올들어 지정됐다. 시각 디자인은 물론, 공간 디자인까지 원스톱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바로 그리다디자인이다.
그리다디자인은 인테리어 등 실내 디자인을 해오던 황승준 대표와 시각 디자인 업계에 종사해오던 이원직 대표가 만나 공간과 시각의 가치를 새롭게 그려내는 유성지역 마을기업이다. 그리다디자인은 지난 4월말 대전시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새내기 마을기업이지만 30대 초중반의 두 공동대표의 열정은 여느 마을기업보다도 뜨겁다. 말 그대로 두 대표는 자신이 전문으로 해오던 시각디자인과 공간디자인이라는 디자인 요소를 한데 모아 도시와 마을의 새로운 디자인 개념의 가치를 그린다.
유성구 지족동에 사무실을 둔 그리다디자인은 '유성을 꾸미다, 사람이 모이다, 마을을 즐기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시각ㆍ실내 디자인 능력을 모두 갖춘 그리다디자인이 직접 유성의 주민들과 협력해 유성의 미를 가꾸고 꾸미는 일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독거노인을 찾아가 직접 집을 고쳐주는 재능기부를 비롯해 주민과의 협력을 통한 마을벽화 작업도 진행한다. 디자인 업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디자인 경험을 가지고 있거나 디자인을 배우고 싶은 주민들에게 항시 열려있는 커뮤니티 공간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노하우를 익히고 나눌수 있는 모임공동체도 만든다.
주부들 역시 참여해 디자인과 연계된 업무를 나눌 수 있어 지역민이 재택근무도 할 수 있는 일자리도 제공된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그리다디자인은 또 자신의 손으로 직접 디자인하고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해 지역민들이 마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 같은 가치를 사업에 접목시킨 그리다디자인은 우선 주거비율이 90%가량 되는 노은지구에서의 아파트 현관 명패달기 운동을 비롯해 단지내 시장공간 개조, 분리수거장 개조 등으로 마을에 디자인을 입힐 예정이다.
또 유성구에서 해마다 진행하는 온천문화축제에도 참여해 시각 및 설치 디자인 작업 분야에서 일을 해볼 생각이다.
아직은 새내기 마을기업이다보니 그리다디자인을 지역민에게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준비중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벼룩시장인 플리마켓을 다음달께 노은도서관 인근에서 열 계획이다.
지역의 가내수공원 업체는 물론, 개인들이 참여해 상품을 팔거나 물물교환을 하는 등 커뮤니티 기회를 마련해 지역민의 공동체 의식을 키우겠다는 다짐이다.
이와 함께 디자인과 마케팅에 능한 그리다디자인은 기존 40여 곳의 마을기업의 보다 효율적인 영업을 위해 마을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 컨설팅을 해주는 마을기업으로 자리잡아나갈 계획이다.
공동경제 개념의 대전지역 마을기업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돕기 위한 공간 및 마케팅 노하우를 그대로 입혀주겠다는 게 두 대표의 한결같은 다짐이다.
황승준 공동대표는 “유성지역을 중심으로 무언가 디자인의 변화로 지역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건넬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며 “마을을 꾸미고 도시에 새로운 가치를 그려 입히는 과정에서 도시민들의 삶은 더욱 윤택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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