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교육청의 분담률이 20%에 그쳐 타 시·도에 비해 현저히 낮은 만큼 5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지만, 교육청은 예산 부족으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시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시는 올해 무상급식 사업비 기관별 분담비율을 조정키로 방침을 정하고, 교육행정협의회에 조정 분담을 정식 의제로 제안할 방침이다.
현재 시 60%, 교육청 20%, 자치구 20%로 분담비율이 나뉘어 있지만, 조정안은 시 30%, 교육청 50%, 자치구 20%로 계획하고 있다.
대전의 무상급식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슈로 등장, 기관간 협의를 거쳐 2011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서 시작해 2012년에는 초등 3~4학년으로 확대됐고, 2013년에 5학년, 올해 초등 전 학년에서 시행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염홍철 시장의 공약 사업으로 민선 5기 들어 본격 추진됐지만, 김신호 교육감과 견해 차이를 보이면서 1년 가까운 지루한 협상 끝에 가까스로 시행되고 있다.
김신호 교육감은 모든 학생의 무상급식에 대해 반대 뜻을 보였고, 대신 저소득층이나 차상위계층 학생들의 무상급식 지원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맞섰기 때문이다.
올해 대전의 무상급식 비용은 390억원으로 시에서 60%인 234억원, 교육청과 자치구가 각각 20%인 78억원씩 분담하게 된다. 하지만 타 시·도의 평균 분담률은 시·도 28.5%, 교육청 50.5%, 시·군·구(기초) 21% 수준이다. 최고 분담 교육청은 부산교육청이 73% 수준이고, 최저 분담 자치단체는 경기도로 재원 분담을 하지 않고 있다.
시가 타 지역에 비해 많은 재원을 분담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시가 기관별 분담률을 끌어올릴 방침이어서 교육청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시는 교육청이 분담률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과학영재학교나 배움터 지킴이사업 등 비법정 전출금의 지원 규모를 재검토해 재정적 압박을 가한다는 대응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타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고, 무상급식이 향후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확대할 경우 현재 시의 재원 분담률을 유지할 수 없다”며 “교육수준 선진화를 비롯해 두 기관이 협력해 나가야 하는 만큼 재원 분담률을 상향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시가 부담하는 무상급식 비용은 인건비 일부와 식품비에 그치고, 시설비나 기물구입비, 영양사 및 조리원 등의 수당과 인건비 일부는 제외돼 실질적인 교육청의 재원 분담은 절반이 넘는다”며 “재정이 열악한 교육청으로서는 분담률 조정이 어렵다”고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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