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1>비장 열상 및 비장을 통한 활동성 출혈 소견<위> <사진2>좌측 갈비뼈의 다발성 분절골절로 인한 동요가슴. |
흉부 손상은 손상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20~25%를 차지하는 매우 위험한 손상이다. 따라서 흉부 및 복부 중증외상환자의 경우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중증외상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서는 흉부 손상 환자의 치명적인 손상을 인지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지게차에 몸통을 치인 네팔인 A씨, 을지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다.=3년 전 외국인 노동자로 우리나라에 온 네팔인 A씨. 평소 성실하고 부지런해 회사 내에서도 인정을 받았고, 성실한 A씨가 있기에 회사에 일이 많아져 일요일에도 추가로 근무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4월의 어느 일요일. 그 날도 A씨는 일요일 오후 늦게까지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열심히 일하고 있던 A씨를 보지 못한 지게차의 운전자가 지게차의 무거운 앞부분으로 A씨의 왼쪽 가슴과 옆구리를 치고 말았다. 순간 의식을 잃은 A씨는 즉시 주위 동료의 도움으로 출동한 119 구급차를 타고 을지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내원 당시 A씨는 수축기 혈압이 100mmHg도 채 되지 않았으며 의식도 떨어지는 긴급한 상황이었다. 바로 외상외과 권오상 교수, 흉부외과 최민석 교수, 응급의학과 박정우 전공의가 함께 A씨의 진료와 처치에 들어갔다. 흉부 및 복부의 대량 출혈이 의심되는 상황이라 응급의학과 박정우 전공의는 중심정맥관을 양측의 쇄골하정맥을 통해 삽입했고, 흉부 엑스선검사를 통해서 좌측의 다발성 갈비뼈 골절 및 혈흉을 확인한 최민석 교수가 즉시 흉관을 삽입했다. 흉관을 삽입한 즉시 A씨의 가슴에서 400ml 가량의 선홍색의 피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A씨는 계속해서 혈압이 낮고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권오상 교수는 외상초음파를 통해 좌상복부 복강 내에 다량의 혈액이 차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어서 시행한 복부 CT상에서 비장 열상 및 비장을 통한 활동성 출혈 소견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1>
권오상 교수는 즉시 수술 결정을 내렸다. 이제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만일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A씨는 과다출혈로 인한 쇼크로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수술실로 향한 A씨는 마취를 하고 본격적으로 수술을 시작하기 전까지도 불안한 혈압 상태를 보였다. 권오상 교수는 개복을 통해 활동성 출혈을 보이는 비장을 신속하게 절제했고, A씨의 혈압은 차츰 안정을 찾아갔다. 하지만 A씨에게는 또 다시 넘어서야 할 산이 있다. 흉부에도 심한 손상을 받아 혈흉이 발생했지만, 왼쪽 갈비뼈의 다발성 분절 골절로 인한 동요가슴(※Flail chest, 용어설명 참조)이 발생하면서 호흡에 지장을 받게 된 것이다.<사진2>
혈압의 안정을 찾은 A씨는 우선 중환자실로 옮긴 이후 혈역학적 안정 및 응고장애 등의 교정을 시작했다. 다음날 A씨는 앞서 발생한 동요가슴을 치료하기 위해 흉부외과 구관우 교수의 집도로 갈비뼈 고정술을 시행했으며, 이와 동시에 정형외과 김갑중 교수로부터 하지 다발성 골절 수술을 받았다.
두 차례의 수술 이후 A씨는 무사히 잘 회복되었고, 중환자실을 떠나 일반병실로 옮기게 되었다. A씨는 이후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며 건강한 모습으로 일터로 돌아갈 수 있었다.
▲ 을지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
2014년 3월 기존의 권역외상센터 전담 전문의 3명에서 4명을 추가로 충원하여 총 7명의 전담 전문의 체제가 갖춰졌고, 외상 코디네이터 2명, 외상 전담간호사 4명을 충원하며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권역외상센터로 자리 잡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을지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 특성화센터를 운영하던 2011년에 비해 지속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2014년 5월까지 총 165명의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는 등 관련 지표들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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