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는 영원성 지닌 미술품의 꽃… 공정한 경매문화 정착시키고 싶어"

“도자기는 영원성 지닌 미술품의 꽃… 공정한 경매문화 정착시키고 싶어"

가장 아끼는 작품은 송나라의 '정요' 확실한 연대 있어야 가치 논할 수 있어

  • 승인 2014-06-20 15:53
  • 신문게재 2014-06-20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피플]중국도자기 전문 경매장 김현 ‘유쾌한 경매장’ 대표

지난 8일 홍콩 마카오(오문)에서 열린 중국도자기 오문중신 국제경매에서 일대 사건이 발생했다.한국인들이 출품한 40여점의 중국도자기 중 5점이 국내 최초로 총 2370만 달러라는 엄청난 고가에 팔리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이번 마카오 경매에서 5점이 32억원이라는 고가에 낙찰된 일은 그동안 중국 도자기에 헌신한 국내 중국 도자기인들의 고생에 대한 보답이다. 이들의 피와 눈물이 이룬 쾌거가 이번 마카오 오문중신경매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중국 도자기의 경우 감정, 출품 등의 절차가 까다로워 국제 경매시장에 출품하기가 힘들다. 그런 와중에 도자기의 본고장 중국의 경매 회사로부터 한국인들이 출품한 중국도자기가 진품으로 인정받아 고가에 팔리면서 국내 중국도자기 시장에 열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국내에서는 김현 ‘유쾌한 경매장’ 대표가 대전에서 중국도자기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유성구 지족동 성천문화원 1층에 위치한 유쾌한 경매장을 찾아가 이번 마카오 경매장에 다녀온 김현 대표를 만나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중국도자기 경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중국도자기를 바라보는 김현 대표의 시각

중국은 현재 전세계에서 부자가 가장 많은 나라다.중국도자기는 1200년대부터 1700년대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하이테크 산업이었다. 중국은 이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니까 지난날을 뒤돌아보기 시작했다. 전국에 수천개의 박물관을 지을 예정인데 안에 채울 내용이 빈약하다고 한다. 김현 유쾌한 경매장 대표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우리 골동인이다. 그는 지난 20여년동안 한국 유물에만 관심을 뒀지만 약 2년 전부터 중국도자기의 가능성을 깨닫고 중국도자기업으로 전향했다.

김현 대표는 "중국도자기 시장은 거대한 공룡"이라며 "중국의 문화유산이자 엄청난 투자 가치를 지닌 중국 도자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도자기는 중국만의 문화유산이 아닌 전 인류의 문화유산"이라며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도자기의 올바른 가치를 중국은 물론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 땅에서 검증된 기물들만을 보편타당한 가격으로 거래하는 공개경매 방식을 정착시켜 나가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유쾌한 경매장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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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한 경매장 내부 모습

▲미술품의 꽃은 도자기

김현 대표는 "미술품 경매의 역사와 판도를 바꾸는게 바로 중국도자기"라며 "중국 미술품은 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액수도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중국 도자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상회한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중국의 놀라운 국력 신장이 우리가 보는 중국 도자기의 미래"라며 "그들이 영원히 가지고 싶어하는 부와 권력, 문화의 상징 핵심이 바로 미술품의 꽃인 도자기"라고 말했다. 특히 "도자기는 보존가치가 반영구적이고 영원성을 갖고 있는 물건"이라며 "도자기 하나하나가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과는 차원이 다른, 장인들의 혼이 실린 물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로 세로 7cm 명나라때 도자기잔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홍콩 소더비 경매장에서 377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팔리기도 한다"며 "중국도자기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가치만 있다면 평생을 갖고 있어도 좋다"고 말했다. 특히 "금전적인 가치를 따지기 전 인류의 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인류의 삶의 흔적은 소중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가장 아끼는 골동품은 송나라때 ‘정요’

김 대표는 갤러리에 전시중인 골동품중 가장 아끼는 물건을 송나라(960~1279)때 ‘정요’라고 했다.김 대표는 "백자죽절필통으로 불리는 북송시대 정요는 1000년이 넘은 것으로, 골동품 업체 850여곳이 입점해 있는 일본의 헤이와지마 무역센터에서 구입한 것"이라며 "단연 최고의 메리트를 지닌 물건”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국의 14억 인구가 하나라도 꼭 소유하고 싶어하는 물건이 중국도자기"라며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고, 어마어마하게 변수가 많은게 중국도자기의 묘미"라고 말했다.그는 "유쾌한 경매장에는 송나라때부터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중화민국 물건들이 골고루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골동품은 시대를 편중되지 않게 고루 다루려 한다"며 "주안점을 두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확실한 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이상 골동품을 다루다보니 골동품을 보는 안목이 자연스럽게 생겼다는 김 대표는 "우리의 장묘 문화가 땅속에 매장하는 토장 문화인데 반해 중국은 지하에 석실 건물을 지어 그 당시 쓰던 그릇들에 회도 입히고, 기름도 칠하고, 독특한 그들만의 방식으로 보호해 왔기때문에 진시황 무덤과 같은 어마어마한 평수의 석실에서 그당시 사용했던 문화유적들이 그대로 완벽하게 보존된 상태로 출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안 앞바다에 뭍혀있던 해저유물들, 뻘에 뭍혀 있던 유물들이 상태만 좋으면 시공을 초월해 반영구적으로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1300도 고열에 굽고 유약을 바른 덕분"이라고 말했다.

유약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석영 장석,규석 등 다양하다.도자기는 숨을 쉬는 물건이라서 흙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어 자연 풍화가 되기 마련이다. 그것을 방지하는게 바로 유약이다.갤러리를 품위있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은 김 대표는 네이버 블로그 조회수가 3만8000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 가 많은 중국 도자기인이다.

김 대표는 “옥션에서 직거래하면서 물건을 사고 팔고, 욕심 내지 않으면 투명한 공개 경매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중국도자기와의 만남

취미로 시작한 것이 개체수가 늘다보니 사업으로 가게 된 그는 마이크 잡고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다보니 경매사 체질이 됐다.청원에 코더비란 경매장을 내고 수년간 활동해온 그는 어느날부터인가 한국골동품이 바닥에서부터 고갈된 것을 알고 대안을 고심하던 중 중국 도자기를 만나게 된다.

그는 "골동이란 말은 뼈를 우려낸 진국이라는 뜻"이라며 "진한 뼈국물의 맛이 느껴져야 골동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도 우리나라와 같이 외세 침탈이나 해외 헐값 밀반출 등으로 인해 남아있는 골동이 별로 없어 이제는 세계각국으로 흩어진 자국의 문화유산을 찾아 환수하는 일에 중국 국가가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대주의가 아닌 민족의 혼이 실린 우리 문화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외국의 골동품을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

김 대표는 “한국인들이 중국 도자기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고 단체를 만든다면 집약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가 될텐데 현재는 각개전투식으로 자기 목소리만 내다보니 백가쟁명의 어지러운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에 있는 고미술협회와 같은 중국 도자기인들만의 중국도자기협회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중국 도자기는 어마어마한 메리트가 있다"며 "투명한 공개 경매에 의한 상생의 거래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성일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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