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알려진 대로 충남은 문화자원의 보고라 할 만큼 원천 소재가 풍부하다. 그에 비하면 콘텐츠 사업 종사자나 창작자의 눈길은 끌지 못한 편이다. 서동요, 황산벌, 김대건 신부 등 자원 활용 사례는 있었지만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와 거리가 있었다. 콘텐츠 시장 창출의 지속성이라든지 문화원형 재구성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문화예술 자원의 계승 측면에서도 고택, 전통음식, 전통공예 등의 현대화에는 더욱 미진했다. 여러 분야에 흩어진 원천 자료인 문화상징을 구슬 꿰듯 일관성 있게 꿰지 않으면 그저 상징으로만 남을 것이다. 체계적인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부터 시작한 다음,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좋겠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공주, 부여에는 디지털화, 문화상품화하기 적당한 고유의 재료들이 많다. 중국, 일본과 문화교류가 활발했던 내포나 서산에는 계승·발전시킬 각종 유적과 전통 예술자원이 산재해 있다. 내포의 판소리와 설화는 문화예술 위상을 높일 콘텐츠로서 손색이 없다. 전통 유교문화 역시 콘텐츠화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충남 각지에 흩어진 전통문화의 현대적 접목이다. 문화 콘텐츠를 현대적 정서에 맞게 다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증에 충실하되 장르에 따라 상상력이 가미될 수도 있다. 승정원일기 한 대목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모티브를 제공해 1000만 관객을 모은 것, 전통신화를 소재로 일본에서 화제를 모은 웹툰 ‘신과 함께’ 등은 그 시사점을 던져준다.
지역에는 금동향로처럼 빛나는 문화재가 있는가 하면 방치에 가까운 문화자원도 있다. 어느 것이든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콘텐츠화다. 여기엔 축제, 관광 등 산업 파급효과만이 아닌 지역 문화정체성 확립 효과까지 있다. 글로벌 전통문화 소재 공모로 대중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방법도 생각해보기 바란다. 미래 핵심 동력이라는 콘텐츠 개발의 확장성에 주목할 때 지역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