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속 비웃는 '운전중 DMB시청'

특별자제 당부에도 적발 잇따라, '잠금해제' 불법개조 얌체수법도 고속도로는 사실상 단속 어려워, 근본대책 시급

경찰의 강력단속 예고에도 DMB를 시청하는 운전자가 적발됐다. 우리나라 월드컵 경기가 있었던 날로, 일부 운전자들이 늦은 밤 시간대 평소처럼 무심코 DMB를 시청하며 주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천안동남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10시 16분과 57분, 음주단속 중 DMB를 시청하는 운전자 2명을 적발했다. 적발된 운전자들은 DMB 시청을 순순히 인정했다.

같은 날 대전경찰도 밤 시간 음주단속을 하다 DMB를 시청하는 운전자 3명을 적발했다. 지난달 시작한 경찰의 본격적인 단속으로 운전 중 DMB 시청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무심코 시청하는 경우가 주변에 흔해 근본적으로 주행 중 시청을 불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가장 위험한 것은 고속도로에서의 DMB 시청인데,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하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 안을 들여다보기도 힘들고, 설령 적발한다 하더라도 차량을 갓길에 세우다 대형사고를 발생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전행정부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설문에 응한 1000명의 응답자 중 63% 정도가 운전하며 스마트폰이나 DMB 등으로 영상물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시중에서는 흔하게 DMB를 주행 중에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잠금해제가 가능하다. 카센터나 심지어 정식 서비스센터에서도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는 실정이다.

확인결과 자동차 회사의 정식 제품도 DMB 모니터의 가장자리를 연속적으로 터치하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설정화면이 표시됐다. 최근엔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얌체 수법도 등장했다.

주행 중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리모컨으로 조작하거나 손이 닿기 쉬운 위치에 별도의 스위치를 장착하기도 한다는 튜닝업체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낮에는 DMB 단속이 쉽지 않고 음주단속 중에 많이 적발된다는 전언이다. 이에 자동차 관련 일부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DMB 등 영상표시장치의 작동 제한 이행합의'를 체결했으나 외제차 업체나 일반 내비게이션 제작업체 등은 동참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튜닝업체 등에 대한 뚜렷한 제재방법은 아직 없다. 이와 관련 한 경찰관은 “DMB의 주행 중 시청 잠금장치를 해제하거나 해당 장치를 판매하는 행위는 대형사고를 유발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충고와 함께 자제를 당부했다.

도로교통공단 대전충남지부 관계자는 “DMB 관련 사고가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 운전자들의 규범의식이 성숙되지 않은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DMB의 주행 중 시청 잠금해제 등의 불법개조를 하는 업체를 집중적으로 제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말했다.

임병안·유희성 기자 jd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