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충청교육 혼란 우려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충청교육 혼란 우려

교육부 3일까지 전임자 복귀 명령… 지역 7명 해당 세종·충남·충북 진보교육감 당선자 대립각 가능성

  • 승인 2014-06-19 17:34
  • 신문게재 2014-06-20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15년 만에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법외 노조'가 됨에 따라 충청권 교육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종·충남·충북 등 진보교육감 당선자들이 전교조 전임자, 사무실 임대료 지원 등 갖가지 혜택을 박탈하려는 정부에 대해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는 19일 전교조가 해직 교사 9명에 대한 조합원 지위를 박탈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으면서 제기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로써 전교조는 지난 1999년 7월 교원노조법 통과로 법내 노조 지위를 얻은 지 15년 만에 법외 노조로 돌아갈 처지가 됐다.

법원 판결에 따라 교육부는 조만간, 시·도교육청에 그동안 전교조가 법적 테두리에 내에서 누려왔던 각종 혜택을 금지하는 지침을 시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안은 전임자 휴직 허가 취소(복귀명령)이다. 전임자는 그동안 학교 현장에 있지 않고 전교조 업무에만 매달려왔는데 이날 법원 판결에 따라 교원노조법에 따라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날 시·도 교육청에 다음달 3일까지 전임자 복귀를 명령했다. 대전지부에는 3명, 세종충남지부의 경우 4명(세종 1, 충남 3)이 전임자다. 당사자들이 이를 거부할 경우 임용권자가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직권면직 사유가 된다. 이와 함께 사무실 지원 중단(임대료), 단체교섭 중지, 조합원에 대한 조합비 원천징수 금지 등의 조치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세종 최교진, 충남 김지철, 충북 김병우 등 충청권 3개 시·도 교육감 당선자가 전교조 지부장을 지낸 진보 진영인사라는 점이다.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교육부가 전교조 '압박 카드'를 제시하더라도 버티기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17개 시·도 가운데 13곳이 진보 인사가 교육감으로 당선됐기 때문인데 교육부 '입김'이 일선 현장에 먹혀들지 않는 혼란이 곳곳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13개 시·도 교육감 당선자는 얼마 전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학교 현장의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 당선자는“20여 년간 실체가 있었던 전교조가 이같이 다뤄지는 것이 과연 교육현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시 된다”며 “전임자 문제 등은 다른 교육단체의 상황과 형평성에 맞게 풀어갈 것이다”며 취임 이후 법외노조 판결과 관련한 전교조 입장을 최대한 수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법원 판결에 대해 강히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대한민국 사법부마저 정의를 외면하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치욕의 날”이라며 “앞으로 참교육 실현을 위한 대장정을 멈추지 않고 흔들림 없이 교육노동자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전지부는 이날 오후 6시 대전교육청 앞에서 ‘법외노조 철회 전교조 지키기 대전 교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