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충북 등 진보교육감 당선자들이 전교조 전임자, 사무실 임대료 지원 등 갖가지 혜택을 박탈하려는 정부에 대해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는 19일 전교조가 해직 교사 9명에 대한 조합원 지위를 박탈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으면서 제기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로써 전교조는 지난 1999년 7월 교원노조법 통과로 법내 노조 지위를 얻은 지 15년 만에 법외 노조로 돌아갈 처지가 됐다.
법원 판결에 따라 교육부는 조만간, 시·도교육청에 그동안 전교조가 법적 테두리에 내에서 누려왔던 각종 혜택을 금지하는 지침을 시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안은 전임자 휴직 허가 취소(복귀명령)이다. 전임자는 그동안 학교 현장에 있지 않고 전교조 업무에만 매달려왔는데 이날 법원 판결에 따라 교원노조법에 따라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날 시·도 교육청에 다음달 3일까지 전임자 복귀를 명령했다. 대전지부에는 3명, 세종충남지부의 경우 4명(세종 1, 충남 3)이 전임자다. 당사자들이 이를 거부할 경우 임용권자가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직권면직 사유가 된다. 이와 함께 사무실 지원 중단(임대료), 단체교섭 중지, 조합원에 대한 조합비 원천징수 금지 등의 조치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세종 최교진, 충남 김지철, 충북 김병우 등 충청권 3개 시·도 교육감 당선자가 전교조 지부장을 지낸 진보 진영인사라는 점이다.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교육부가 전교조 '압박 카드'를 제시하더라도 버티기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17개 시·도 가운데 13곳이 진보 인사가 교육감으로 당선됐기 때문인데 교육부 '입김'이 일선 현장에 먹혀들지 않는 혼란이 곳곳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13개 시·도 교육감 당선자는 얼마 전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학교 현장의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 당선자는“20여 년간 실체가 있었던 전교조가 이같이 다뤄지는 것이 과연 교육현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시 된다”며 “전임자 문제 등은 다른 교육단체의 상황과 형평성에 맞게 풀어갈 것이다”며 취임 이후 법외노조 판결과 관련한 전교조 입장을 최대한 수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법원 판결에 대해 강히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대한민국 사법부마저 정의를 외면하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치욕의 날”이라며 “앞으로 참교육 실현을 위한 대장정을 멈추지 않고 흔들림 없이 교육노동자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전지부는 이날 오후 6시 대전교육청 앞에서 ‘법외노조 철회 전교조 지키기 대전 교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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