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덕향교 전경. |
아버지께서는 집안의 제사를 모시고 예의를 배우고 지키는 것을 귀하게 여기셨다. 몸에서 진정으로 나오는 예법을 우리 8남매에게 가르치려 무척 애를 쓰셨다.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는 것도 유교의 근본을 따르며 질서를 잡는 기본이라 말씀하셨다. 질서를 가르치는 곳이 바로 학교이다. 학교에 가서 남의 경치(다른 사람이 사는 모습)를 보고 올바로 자라라고 하셨다.
학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 다닐 수 있는 학교를 곁에 두고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어려운 여건과 많지 않은 학교를 비롯하여 신분에 따른 제약 등으로 배움의 길은 제약을 받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힘은 '학문'을 통해 생겨난다고 하여 학문에 몰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후학을 길러내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학자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러한 역할을 지방에서는 향교가, 중앙에서는 성균관이 맡고 있었다.
대전시 대덕구 읍내동에 자리 잡고 있는 조선시대의 관립학교인 회덕향교에는 교육공간인 명륜당과 제사를 모시는 대성전이 있다. 대성전에는 27위의 선현들이 모셔져 있다. 그 가운데 우리 지역의 동춘 송준길 선생과 우암 송시열선생이 함께 모셔져 있다.
한 시대의 교육을 담당했던 향교가 지금은 교육보다는 제례의 기능에 비중을 두고 있다. 선현에 대한 예를 갖추고 한 시대를 이끌어 갔던 강직하고 청렴한 선비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향교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배움의 공간으로 좀 더 활용되기를 바래본다.
정연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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