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김 고문은 지난 10일 같은 당 서청원 의원이 주최한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의 길' 세미나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강원도를 비롯한 충청권, 소위 대한민국의 허리 토막에서 새누리당이 왕창 다 무너졌다”고 지적한 뒤 “이번 선거는 다음 정권을 겨냥해 충청도가 야권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새누리당이 큰 반성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한탄했다.
당권주자인 이인제 의원(논산ㆍ계룡ㆍ금산)도 김 예비후보 개소식에서 “지방선거때 국민들께서 새누리당한테 아주 엄중한 경고를 주셨다”며 “특히, 대선때 박근혜 대통령을 세우는데 제일 뜨거운 열정을 보내주신 충청도민들께서 그만큼 실망이 크셨는지 엄중한 경고를 주셨다”고 진단했다.
김태흠 의원(보령ㆍ서천)은 지난 11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에서는 '완승도 완패도 없다'고 분석하는데, 저는 완패라고 본다”며 “지리적으로 허리이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충청과 강원에서 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새누리당내 충청 출신들의 패배 주장은 총리 임명 등 개각 및 여당내 새 지도부 선출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탄생시키는데 공을 세웠던 충청지역 인사들의 비판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때문에 정부와 청와대, 당내에 충청권 출신들에 대한 배려를 촉구하기 위함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한편으로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나 이완구 원내대표의 배출 등 기세등등했던 충청 정치력의 신장이 위기를 맞이하지 않을까하는데서 비롯된 경각심 차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역대 선거마다 승패의 바로미터였던 충청권 민심을 제대로 다독거리지 않고서는 7ㆍ30 재보궐 선거도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의 표출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중원 지역인 충청권 등에서 이기지 못하면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서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7월 선거에서 이겨야만 한다는 것은 여당의 당면한 숙제”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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