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른 아침부터 대전지역 곳곳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는 붉은 물결이 가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 한국대표팀과 러시아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대전월드컵경기장과 서대전시민공원,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 등에서 대규모 야외 응원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대전월드컵경기장과 서대전시민공원은 대전시 등에서, 스카이로드 응원전은 은행동상가상인회 주관으로 마련된다.
대학생 박모(21·대전 대덕구)씨는 같은 과 동기들과 18일 오전 5시에 서대전 시민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조금 일찍 찾아가 좋은 자리를 잡은 뒤 응원을 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대학 시절 월드컵을 다시 응원하긴 힘들 것 같아 이번 월드컵에서 실컷 후회없이 응원하고 싶다”며 “친구들과 각자 준비물까지 분담해 만나기로 했다”고 했다.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도 응원전을 앞두고 설레고 있다. 나모(62·대전 중구)씨는 “아내와 손주들을 데리고 응원을 나가기로 했다”며 “붉은 악마 티셔츠도 사 놨고, 전날 저녁 장을 봐서 여러가지 음식도 준비하기로 했다”고 했다.
아침 출근 시간대에 경기가 열리다 보니 직장인들은 응원전에 나서기 부담스러워 고민이 깊다. 이모(42·대전 서구)씨는 “솔직히 일 때문에 출근을 해야 하는데 경기를 보며 마음 편히 응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며 “동료들과 휴가를 낼까 하는 얘기도 나눴다. 하지만 솔직히 회사의 눈치가 보이고 부담스러워 어찌할 지 고민만 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 체육계에 몸담고 있는 김모(53·대전 서구)씨는 “아침에 일어나 축구를 보다가 출근할 지, 아예 출근을 일찍 해서 축구를 보면서 응원을 하고 일을 할 지 아직 고민스럽다”며 “부서원들과 이 문제를 두고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못했지만, 어떻게든 축구를 보며 응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부 중소 규모의 회사에선 직원들을 배려하기 위해 아예 출근 시간을 늦추기로 했다.
한모(54·대전 서구)씨는 “요즘 일이 아주 많은 것도 아니어서 직원들이 조금 늦게 출근하더라도 큰 지장은 없을 것 같아 직원들이 마음 편히 축구를 보면서 응원하도록 출근 시간을 10시 30분으로 했다”며 “앞으로 남은 경기도 그럴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관계자는 “아침 출근시간대여서 자칫 운전하면서 휴대폰 DMB로 경기를 보는 운전자들이 많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운전 중에는 절대 휴대폰으로 축구를 보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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