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과정에서의 갈등은 잊고 사회통합을 이루고, 시민들을 위한 시정을 펼쳐주십시오.”
6·4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후 지역 오피니언 리더, 시민사회단체, 유권자들은 당선인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이들은 또 당선인들이 약속한 정책공약의 재점검과 성실한 이행은 물론 선거과정에서의 갈등 해소와 사회통합이 이뤄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부분 이번 지방선거가 세월호 참사 영향도 있지만 선거막판에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네거티브 선거로 흘러가 정책선거로 치러지지는 않았다는데 공감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대규모 개발공사 공약보다는 도시의 지속가능한 개발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약들이 등장한 것은 주목할만한 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전대 박광기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는 “6·4 지선은 어느 때보다도 정책선거를 강조한 선거였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와 후보자들의 네거티브 선거 전략으로 결국 성공적인 정책선거로 마무리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인의 경우 도시철도 2호선, 대전시립병원 설립 등의 공약은 시민들의 의견수렴은 물론 정책공약의 세부계획화가 필요하다”면서 “인수위원회에서 단순히 인수인계를 받는 것보다 공약이 실천가능성이 있는지 냉정한 평가와 검증을 통해 임기 시작 전에 시민들에게 상세히 재보고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목원대 장수찬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 등의 상황들로 인해 구체적인 정책선거로 갈 수 없는 상황이었던 만큼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 선거”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앞으로 시정과 도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이를 통해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를 해소하고, 정책수립 과정의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민참여 타운홀 미팅, 합의형 컨퍼런스 등의 개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대전참여자치연대 문창기 사무처장은 “세월호 참사와 선거 막판 물밑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가뜩이나 주목받지 못한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이 선거이슈에서 묻혀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사무처장은 이어 “후보자들간의 공약이 상당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이는 무조건적인 개발지향적 공약보다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약으로 중심가치가 이동한 결과”라면서도 “후보자들의 공약들이 현재의 문제 진단과 목표설정만 제시돼있고 구체적인 실현계획과 방법이 명시돼있지 않은 점들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허명회 대전사무국장은 “지방선거가 정책선거로 끝났다고 하긴 어렵지만 무모한 개발공약보다는 상당히 디테일하면서도 시민들의 삶을 위한 소소한 공약들이 많았다”면서 “표를 의식한 대규모 개발공약보다는 안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 그리고 공약의 연속성을 고려한 섬세한 공약들이 제시된 점들이 많았다는 점은 바람직하다고 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허 사무국장은 “당선인들이 약속한 정책공약들을 관철해나가기 위해서는 유권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도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수가 공감할 수 있게 의견수렴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시민들도 당선인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전 중구 태평동에 거주하는 전우형(28)씨는 “당선인의 모든 공약을 알지는 못하지만 도시철도 2호선 등의 주 공약은 알고 있고 앞으로도 주목할 것”이라면서 “선거과정에서의 여러 일들은 모두 잊고 시민들만을 위한 정책을 펼쳐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 관저동에 거주하는 송홍준(39)씨는 “취임 전까지 솔직하게 표를 위한 선심성 공약들을 가려내고, 실현가능한 공약들을 재점검해 재발표하면 좋을 것 같다”며 “공약은 시민들과의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끝>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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