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남교육감 당선자의 경우 4년간 100개의 혁신학교 설립 의사를 피력했으며 설동호 대전교육감 당선자도 혁신학교 설립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혁신학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실 오늘날 학교는 입시를 위해 청소년들이 책에 묶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신학교는 이러한 입시 경쟁보다는 함께 배우는 교육, 교사와 학생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학교,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학교 문화 등 3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혁신학교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연간 8000만원의 예산이 추가로 지원돼야 한다. 정부의 지원 없이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는 만큼 혁신학교 설립 뒤 예산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김지철 당선자는 의무교육의 완전 무상화를 약속했으나 이것 역시 사안에 따라 취사선택의 묘를 살려야 한다. 예산반영을 무시한 채 획일적 복지로 밀어붙일 경우 중단될 우려도 높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학생 및 학부모들의 실망감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를 비롯해 부산시, 울산시 등 재정자립도가 높은 도시의 경우 새로운 교육행정을 신설해 실천에 옮긴다고 해도 예산상 별다른 어려운 점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충남은 처음부터 너무 방만한 예산이 요구되는 교육행정은 그 실천이 쉽지 않다. 올해 충남도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30.2%로 지난해 36%보다 5.8%P 떨어진 상태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교육감 후보들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려는 교육에 대한 열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살림살이 형편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의욕만 앞세우지는 말자는 이야기다. 변화와 개혁에도 완급이 필요하며 우선순위에서 어느 것을 먼저 실행해야 하는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입시제도는 물론 교육행정에서 조변석개(朝變夕改)인 후진성도 이젠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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