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클레이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웨이버 공시는 스포츠 구단이 선수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구단으로 선수를 양도하는 절차로 '포기' 혹은 '권리포기 증서'라는 뜻이다.
이로써 클레이는 올 시즌 전반기도 마치기 전에 유니폼을 벗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클레이는 한화가 올 시즌 기용할 용병 투수로 처음 뽑은 선수였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8.33(40이닝 37자책)을 기록했다. 탈 삼진과 볼넷이 각각 20개 및 25개로 제구형 투수로 영입했다는 한화의 발표와는 거리가 멀다. 피안타율은 3할6푼7리로, 좌타자는 3할9푼5리, 우타자는 3할4푼1리였으며,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2.17에 달했다.
홈런을 8개나 맞았고, 퀄리트스타트는 단 두차례 뿐이었다. 클레이는 시즌 개막전인 3월30일 롯데와의 사직 원정전에서 5와3분의2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첫 승리를 따내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0경기 중 5경기에서 4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당했다. 최근 2경기에선 1패 평균자책점 31.90(3과3분의2이닝 13자책)에 달했다.
지난 10일 KIA타이거즈와의 원정전에선 위력적이지도 않았고, 제구도 되지 않았다. 클레이는 1과3분의1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1사구 6실점으로 난타당해 시즌 최소이닝 교체라는 수모를 겪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커터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공을 던지는 제구력 좋은 투수라는 평가가 잊혀지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구단에선 지난달 4일 클레이가 가벼운 어깨 통증을 호소하자 곧바로 휴식하도록 배려했다. 관리를 잘 해 올 시즌 잘 해 줄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복귀 후 2경기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2경기에서 한없이 무너져 내렸고, 구단의 기대도 무너져 버렸다.
기대를 버린 한화는 클레이가 더이상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결국 클레이에게 웨이버 공시라는 칼을 빼들었다. 한화 관계자는 “올 시즌 더이상 우리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 웨이버 공시를 결정했다”면서 “스카우터가 미국에 가 있는 상태로,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 조만간 계약을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빠르면 다음달부터 새로운 용병 투수가 마운드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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