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에서는 다수의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자 이념적 편향을 우려하는 시선이 겹쳐 논란에 불을 붙인 측면도 없지 않다. 광역단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나 임명제로 바꿀 경우, 불협화음은 사라질지 모른다. 더 구체적으로 러닝메이트 입후보 제도를 도입한다면 공동등록제나 교육정책 공유출마제와 같은 대안도 검토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직선제 폐지론의 뿌리에는 교육자치 실현에 대한 기대보다 부각된 깊은 실망과 불신이 섞여 있다. 김종성 전 충남교육감 등의 비리 연루가 여기에 불을 댕긴 것은 사실이다. 유권자 관심이 낮거나 선거비용 조달이 어렵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제대로 못 받는다는 폐단은 제도로 풀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교육감 선거는 지방자치 도입과 깊은 연관이 있다. 해방 직후부터 지난 1990년까지 도지사와 주무장관을 경유해 대통령이 임명했다. 1991~1997년에는 교육위원 가운데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다가 이후 2006년까지 학교운영위원회 선거인단을 통한 간선제를 거쳐봤다. 현행 직선제로 바꾸고도 부작용은 여전히 끊이지 않았다.
그보다 도외시해선 안 될 기준이 있다. 지방자치처럼 지방교육자치 영역은 민주주의 구현 수단인 점이다.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이나 다양성, 정치적 중립성 등 헌법적 가치와 목표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감 선출 방식을 골고루 적용해봤지만 방식 변화만으로 교육자치가 담보되지 않는다는 부분까지 충분히 경험했다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돌출된 것만으로도 제도 개선의 당위성에는 공감한다. 논란 확대가 아닌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합리적 개선책을 찾을 시점인 건 분명해 보인다. 백년대계 차원에서 반쪽짜리 교육자치 개선 과제와 아울러 숙고할 문제이기도 하다. 다만 임명제, 간선제를 거친 현행 직선제의 폐해가 임명제 회귀로 간단히 종결된 사안은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역시 근본으로 돌아가 생각할 문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