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은 직선제 시행에 따른 부작용 예방이 먼저냐 아니면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 우선이냐 하는 것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어 전적으로 후보가 과도한 선거비용 등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선거 전후로 업체와의 결탁 등 부정개입 여지가 많다는 것이 직선제 폐지의 주된 논리다.
또 유권자 관심이 현저히 떨어져 어차피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우려가 크고 선거전에서 네거티브 난무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의견도 이같은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우리나라 교원 최대 단체인 한국교총은 직선제 폐지 운동과 함께 헌법소원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도 거들고 나섰다. 당내에 이와 관련된 태스크포스팀 설치 등을 통해 직선제를 폐지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직선제 대안으로는 미국, 핀란드 등 선진국에서 활용 중인 임명제 또는 학교 구성원 등만 투표에 참여하는 제한적 직선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후보가 짝을 지어 나오는 러닝메이트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교조는 직선제 폐지는 2006년 첫 도입 이후 이제야 비로소 자리를 잡아가는 교육감 선거제도를 뒤흔드는 발상이라며 교총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직선제 유지가 불가피하며 폐지 주장은 시대착오적인 견해라는 논리다. 야권도 똑같은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보수 교육단체 및 새누리당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참패하자 뜬금없이 이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감 직선제 폐지는 현실적으로 녹록지는 않을 전망이다. 직선제 폐지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데 야당 반대가 워낙 거세 개정안이 발의된다 하더라도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010년 지방선거 직후와 지난 2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수차례 있었지만 여·야간 의견으로 결론내지 못한 바 있다.
배재대 행정학과 최호택 교수는 “선거 후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후보가 함께 나와 유권자 심판을 받는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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