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전성기를 누린 천안 동남지역은 2000년대 들어 시청사 이전에 따른 도심공동화 현상과 노후건축물, 인구 이동 등으로 인해 도시 슬럼화가 가속되고 있다.
천안시는 지난 10여년간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민선 6기 신임 시장이 짊어지고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 요구되고 있다.
시 전체 도시면적 140.03㎢ 가운데 원도심 면적은 0.044%인 6.12㎢로 대다수가 동남지역에 포함됐다.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재난위험시설물로 지정된 노후 건물이 즐비해 도시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주변지역의 우범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서북지역의 상권 부상에 따른 20~30대 소비층 감소와 아산신도시 조성, 청수택지개발지구, 신방통정지구 개발로 서남부권 상권이 형성됨에 따라 동남지역 내 도심공동화 현상은 더욱 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혈세만 낭비한 꼴이 돼 해당주민들마저 자조 섞인 한숨만 내뱉고 있다.
시가 원도심활성화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 '천안복합테마파크타운 조성'을 추진해왔지만, 수포로 돌아가 수백억원을 들여 사놓은 땅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시는 2004년 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수립을 위한 용역 발주를 시작으로 4260억원을 투입, 동남구 문화동ㆍ오룡동 옛 청사부지 일원 2만3600㎡에 지하 7층, 지상 57층, 높이 216m의 천안복합테마파크를 조성, 도심 공동화를 막을 계획이었지만 민간사업자가 포기해 예산만 낭비했다.
예산을 들여 일부 원도심 지역을 외국인 특화거리나 문화ㆍ예술 거리로 탈바꿈시켜 인구나 고객유입 등을 꾀했지만 이미 빠져나간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시는 또 완공한 천안역~신부동 터미널의 걷고 싶은 거리 조성을 통해 원도심활성화를 기대했지만, 효과나 효율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천안시는 결국 관(官)이 주도하는 대규모 사업보다는 주민과 대학이 참여해 함께 고민하는 도시재생 강화나 재개발ㆍ재건축 쪽에 무게를 두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는 지난해 3월부터 산ㆍ학ㆍ관ㆍ연 등 지역전문가로 구성된 천안 창조문화산업지원센터를 운영, 원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마케팅 추진과 도시재생 거버넌스 체계 구축, 지역민이 참여한 원도심 활성화 방안을 도출해 나가고 있다. 또 '2020 천안시 도시 및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해제된 원성12구역을 제외한 39개 정비사업지구의 성공적 추진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현재 주택재개발이 추진 중인 신부동 주공2단지는 2144세대 가운데 이미 분양률이 97%를 웃돌고 있으며 문화동 1-4번지 일원의 문성ㆍ원성 주택재개발정비사업도 순조로워 1782세대 중 분양률이 80%를 넘어서는 등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원도심 지역인 명동거리를 비롯한 공설시장과 지하상가 주변 지역이 국토교통부에서 공모한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돼 주변 주택재개발ㆍ재건축ㆍ도시환경정비사업 등 정비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천안시는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추진이 미진한 정비사업 지역은 출구조사 등을 통해 구역지정해제나 도시재생사업과의 연계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도시재생과 신설에 따라 명동거리ㆍ지하상가ㆍ공설시장 등 옛 명동거리의 재현을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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