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의 눈물'과 지방선거에 담긴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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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의 눈물'과 지방선거에 담긴 민심

[중도시평]김대중 정치부 부국장

  • 승인 2014-06-10 14:05
  • 신문게재 2014-06-11 16면
  • 김대중 정치부 부국장김대중 정치부 부국장
▲ 김대중 정치부 부국장
▲ 김대중 정치부 부국장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어 '6·4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멈춰선 국정운영을 정상화시키느냐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선거에 패할 경우 국정운영의 지체는 물론 급격한 권력누수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박 대통령의 '눈물의 대국민 담화'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력을 최소화시켰다. 대통령의 '감성 정치'는 지방선거 국면을 참사 이전으로 돌려놨다. 세월호 참사로 여권이 완패할 것이라고 예측되던 지방선거는 여야의 승패가 불분명한 선에서 끝났다.

지방선거 직후 청와대 기자실은 새누리당이 충청권 광역단체장 4곳 모두 패배한 것이 화제였다. “충청권 민심이 매섭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 대부분이 살고 있는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여권 후보가 당선됐는데 충청권은 어떻게 된 일이냐” 등의 얘기들이 나왔다.

필자가 정작 놀란 것은 경기와 인천에서의 새누리당 후보들의 당선이었다. 경기는 안산 단원고 학생 등 세월호 희생자 대부분이 거주한 곳이고, 인천은 제대로 관리 감독되지 않은 배가 출항한 곳이다.

박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선거는 적폐를 제대로 잡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매진해 달라는 국민들의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민심은 정확히 선거에 반영됐다는 말이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됐다. 총탄만 날아다니지 않았지 전쟁터와 같은 선거였다. 상대에 대한 공격은 화살이 되고 칼이 되어 서로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국민의 심부름꾼을 뽑는 것이지만 진짜 심부름꾼을 보기는 힘들다. 사실상 모든 선거는 국민의 공복(公僕)이 아닌 권력자를 뽑는 절차다. 수년간 선거를 준비한 후보자들은 승패에 따라 환호하고, 뒤돌아서 분루를 삼켰을 것이다.

그러나 당선됐다고 해서 마냥 행복해할 일도, 낙선했다고 해서 그리 서러워할 일도 아니다. 진정성만 담보된다면 패자에게도 기회는 또 온다. 승자는 더욱 경계하고, 패자는 절차탁마(切磋琢磨)하며 또 다시 때를 기다려 볼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권선택 후보는 공식적으로 첫 출마였으나 사실상 세번째 도전 끝에 대전시장에, 안희정 후보는 충남지사에 두번째 당선됐다. 이춘희 후보는 두번째 도전 끝에 세종시장에, 이시종 후보는 충북지사에 두번째 당선됐다. 당선자들은 그 지역 사회를 활기차게 이끌어 가는 진정한 지역의 공복이 돼야 한다.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자는 언젠가 “대전은 많이 분열돼 있다. 구도심과 신도심,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계층간 지역간 불신과 갈등을 하나로 통합하는 시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통합을 통해 대전의 발전을 견인하기를 바란다.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의 재선은 무엇보다 미래 가능성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이자 투자다. 그는 2010년 충남지사에 당선된 후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올랐느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재선으로 그 짐이 더욱 무거워졌다.

이춘희 세종시장 당선자는 “시민들이 미래를 스스로의 손으로 만든다는 마음으로 함께 참여해주시고 격려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임기 동안 실질적 행정수도 완성, 균형발전, 세계적인 명품도시 건설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도시계획 전문가로 그 뜻을 펼치기를 기대한다.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는 “도민들께서 저를 선택한 것은 세종시를 지켜내고 통합청주시를 만들어낸 저와 새정치민주연합에 끝까지 책임을 다 할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대로 '충북 100년 미래'를 창조하는 일에 매진하기를 바란다.

권력은 남용될 때 손에 쥔 칼날은 자신을 향하게 된다. 지방권력이 된 권선택·안희정·이춘희·이시종 당선자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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