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의 한숭동, 최한성 후보는 각각 15.94%와 15.11%의 득표율로 이 둘을 합하면 설 당선자의 득표율을 맞먹는 수치다. 때문에 진보후보가 큰 격차로 패한 것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표가 쪼개진 탓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설 당선자의 경우 일찌감치 교육감 선거 출마를 계획하며 표밭갈이를 하며 지지율을 끌어 올린 반면 진보 쪽은 한숭동, 최한성 두 후보로 표심이 갈라진데다 서로 이전투구식 난타전을 벌이면서 자멸했다는 지적이다.
그간 진보 교육계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대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음을 울려왔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전의 경우, 전국적으로 진보 교육감이 대거 탄생한 것과 달리 또 다시 보수 교육감이 선출 되면서 전국적인 교육 개혁의 바람이 대전만 비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글을 올린 교사에 대해 교육부가 징계 방침을 밝히고, 이를 찾기 위해 교육청에 지시해 확인서까지 받게 했다”며 “이번에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은 일제히 반대 입장을 내 놨는데 설 당선자는 어떤 입장을 보일지 앞으로 4년 동안의 모습이 보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칫 전국 교육계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17개 시·도교육감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교육 현안과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정부에 건의할 수 있다. 지난 4년과 달리,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다수를 차지한 진보 교육감들이 주도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대전을 비롯한 보수 교육감이 자리한 곳은 교육부와 원활한 정책공조가 가능한 지역이라는 인식에서 역설적으로 관심이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교조 대전지부와의 마찰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연구학교 등 진보 정책을 요구하는 교육계 전반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에서는 이에 호응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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