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간 법정다툼… 충남대병원 무슨일이?

교수 5명, 학과장 해임 진정서 배포… 명예훼손·업무방해 맞고소 '갈등 격화'

충남대병원(병원장 김봉옥) 모 진료과 교수 사이에 민ㆍ형사상 법적 다툼이 벌어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ㆍ후배 사이인데다, 한 때 지도교수와 제자였던 관계가 법원에서 권유한 조정까지 서로 거부할 정도로 갈등이 격화되면서 학과를 넘어 병원 내 세력 다툼의 후유증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충대병원 해당 진료과 A 교수는 후배 교수 5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현재 대전지법 민사15단독(판사 윤혜정)에 계류 중이다. 올해 1월에 한 차례 조정 자리가 마련됐지만,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지난 3월 지난달 15일 두 차례 심리가 열렸다.

A 교수의 청구 취지는 이렇다. 같은 과 교수인 5명의 피고가 학과장인 A 교수가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 되는 사유가 있어 해임을 요청한다는 진정서를 작성해 충대병원 총무과와 진료지원과, 학과동문모임 등에 배포했다는 것이다.

A 교수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위자료 5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물론, 5명의 교수는 부인했다. 이들은 “A 교수에 대한 해임요청 사유들은 진실한 사실로 대학병원이 건전하고 윤리적으로 운영되는 등 공공의 목적을 위해 진정서를 작성, 배포한 것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민사 법정의 판단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형사사건 때문이다. 당초 A 교수 측은 5명의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었다. 이에 5명의 교수가 업무방해 등으로 맞대응하자, 검찰은 두 사건을 대전 둔산경찰서로 넘겼다. 쌍방 고소 사건을 조사한 둔산서는 지난달 대전지검에 모두 유죄의견으로 송치한 상태다.

국립인 충남대병원에서 같은 과 선ㆍ후배 교수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 법적 다툼에 대학은 물론, 병원, 동문회까지 손을 놓고 있다는 점에서 법원과 검찰, 경찰의 시선이 모두 곱지 않다.

검찰 관계자는 “특성상 충분히 합의 가능성이 있는 이런 사건은 시일이 다소 걸린다. 다툼이 심해질수록 후유증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