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 진보 성향의 교육감 후보들은 자율형 사립고의 폐지를 공통 공약으로 내건 상태라 해당 학교 측의 불안감은 가뜩이나 더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충남의 경우 천안 북일고와 아산 삼성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돼 운영 중이며 대전 역시 대성고와 서대전여고가 지난 2011년부터 자율형 사립고로 운영돼오고 있다. 또한 대신고 역시 지난해부터 자율형 사립고에 포함돼 운영돼 오고 있다.
이들 학교마다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받기 위해 교원 충원 및 시설 확충 등 적지 않은 교육재정을 투자한 입장이다. 따라서 하루아침에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적지 않은 교육혼란이 초래된다. 서둘러 자율형 사립고를 폐지하기보다는 당분간 해당 학교의 장단점이 무엇인가 헤아리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변화와 개혁에도 완급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자율형 사립고에 대해 성급하고 일방적인 메스를 들이댈 것이 아니라 낙후돼가는 일반고교를 포함한 초·중·고교의 제반 문제들에 대해 먼저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교육행정의 우선순위일 것이다. 특히 학교 시설 개선 등도 서둘러야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문화관광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초·중·고등학교 건물의 재난위험시설 현황에 따르면 충남의 경우 C등급인 중점관리대상 시설이 15개 동이며 대전은 71개 동에 달한다는 것이다. 교육 시설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 폭력이나 학생들의 자살문제 등 교육현장에서 변화해야 될 것은 너무 많다. 게다가 교사들은 사기가 떨어진 상태다. 학생 또는 학부모들의 지나친 행동에 상처입기 십상이다. 교권 확립은 물론 교사들의 자부심을 키워주는 것 또한 절실하다. 세월호로 침몰로 상처 입은 앵그리 맘들의 진보 성향 후보자 선택이 단순히 진보 교육 실천을 위함이 아니라 가족과 사랑, 안전 등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었음을 헤아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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