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는 승부… 국민, 與野 모두에 '옐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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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없는 승부… 국민, 與野 모두에 '옐로카드'

새누리 “국민·국가의 미래를 위해 일하라는 준엄한 명령” 새정연 “정치권·대통령 모두 패배자… 여론 겸허히 수용”

  • 승인 2014-06-05 18:07
  • 신문게재 2014-06-06 6면
  • 서울=김재수 기자서울=김재수 기자
● 민심의 선택과 여야 반응

6·4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백중세로 마무리되면서 선거 결과에 대해 여야가 대체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선거는 누가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 어려운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한 선거였다.

새누리당은 인천과 경기,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제주에서 승리를 거뒀고 새정치연합은 서울과 광주, 대전, 세종, 강원, 충남, 충북, 전남, 전북에서 승리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원순 새정치연합 후보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으며, 인천시장 자리는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가 새정연 송영길 후보를 따돌리고 차지했고, 경기지사에는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새정연 김진표 후보와 접전 끝에 0.8%포인트 차이로 당선됐다.

무소속 후보가 강한 경쟁자로 떠올라 관심을 모았던 부산시장과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각각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윤장현 새정치연합 후보가 승리했다.

강원도지사와 충북도시자 선거에서도 각각 1.6% 포인트, 2.1%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최문순 후보와 이시종 후보가 승리를 거뒀으며, 서울과 강원, 충북, 충남, 경남 5곳은 재선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국민들의 빈틈 없는 균형감각에 감사드리고 민심의 무서움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면서 “이를 결코 잊지 않고 국가개조를 기필코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선거전 최대 악재로 꼽힌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선거 과정을 우리는 겪고 나서 처음에 걱정했는데 국민들께서 기회를 준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표에 담긴 민심이 무엇인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일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받아들인다”며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들께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비대위원도 “정부여당에 격려와 질책을 동시에 준 선거”라며 “세월호 수습 책임에 대해 추궁했지만 정부여당이 힘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대개조하라는 격려”라고 해석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가 대개조와 공직 혁신, 비정상의 정상화 또한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과거의 구태로 돌아가고 적폐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기대 이상의 결과에 힘을 얻은 새누리당과 달리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결과보다 못 미친 성적에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5일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 앞에는 여야 정치권과 대통령 모두가 패배자”라며 “여야와 대통령은 선거결과로 확인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각자의 자리에서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모두가 스스로 변화할 때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새정치연합부터 변하겠다. 우리 당은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순종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국민여러분의 뜻에 꼭 부응하겠다”며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 및 근본 대책 수립을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이라며 “결과보다 과정을, 효율보다 기본을, 돈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로, 안전사회 인간존엄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국민이 스승이며 국민과 함께 하며 배우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전략공천한 윤장현 후보가 광주에서 승리한 것에 대해서는 “광주의 민심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 주셨다”고 말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광온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번 선거의 결과는 승리와 패배로 구분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선거의 결과는 정권의 일방통행과 일방독주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의미와 함께, 야당에게는 더 분발하고 견제하라는 독려의 의미가 함께 들어 있다”고 말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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