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을 위해 앞으로 4년간 일할 참 일꾼을 뽑는 6ㆍ4 지방선거가 결국은 '깜깜이 선거'로 막을 내렸다. 특히 세월호 사태 이후 조용한 선거를 외쳤던 후보들은 선거 막판 네거티브 선거전에 열을 올리는 등 과거 구태를 재연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초반에는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된 시장 후보들의 정책대결 등 공약과 정책 부분이 주목받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여당과 야당이 각각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와 '박근혜 대통령 심판론'을 주요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지역 현안과 비전은 묻혀버리고 말았다. 즉 우리 동네를 책임질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의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중앙정부에 대한 심판 여부'가 지방선거를 지배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돌연 합당, 무공천 철회 등 중앙의 여러 정치적 이슈들은 지방선거의 불을 지피기보다는 중앙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목을 잡는데 일조했다. 또한, 여야의 후보자 공천과정에서도 잡음이 거세게 일며 유권자들의 관심은 더욱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선거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정책선거를 다짐했던 후보자들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후보자간의 막무가내식 비방과 흠집내기 소문 등 네거티브 선거전이 다시 등장했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유권자들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가뜩이나 저조한 상태에서 선거가 다시 막무가내 네거티브 공방으로 과열되면서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과 불신은 더욱 심각해졌다.
특히 대전시장 선거전은 두 후보 간의 정책대결 보다는 연일 말꼬리잡기식 주장으로 서로를 비판하는데 앞장서며, 정책적인 공방보다는 감정싸움으로 비쳤다. 이로 인해 후보들의 지역주요 현안들에 대한 정책공약과 구상들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논란으로만 그치고 말았다.
공직선거법 위반행위도 여전히 발생했다. 기부행위와 허위사실 공표 등 불법 선거운동이 고개를 들고 공무원 등의 선거개입도 이어졌다. 공식 선거운동 마감일까지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만 총 280여건의 선거법 위반 행위가 적발돼 고발과 수사의뢰, 경고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선거가 막판에 들어가자 후보자들의 고소ㆍ고발전이 잇따랐다. 대전지역 구청장 후보들 사이에는 모 후보의 종교 전력을 놓고 각각 '허위사실 유포'와 '무고죄'를 주장하며 서로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또 광역의원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상대 후보의 전과 기록을 강조하는 문자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대량 전송하며 '비방 문자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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