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의 별명은 '회의중'이다. 산학협력의 성공 모델을 현장에서 찾고, 결과물을 상품화하기 위해 밤낮으로 브레인스토밍을 갖느라 개인 휴대폰을 받을 틈이 없다고 한다. |
충청권에서는 단국대 천안캠퍼스와 함께 건양대만이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사실상 건양대가 충청권을 대표하는 산학협력 대학으로 인증받은 셈이다. 수도권과 영남 등 기업체가 많지 않은 충청권 특성상 건양대가 이같은 성과를 올린 것은 산학협력 불모지에서 성공신화를 쓴 것이나 다름없다.
이 대학 링크사업 '선장' 정영길 행정부총장을 만나, 올바른 산학협력 방안, 창조경제 실현 방안 등을 들어봤다. 정 부총장은 이번 사업에 선정된 원인을 지역밀착형 전략과 교직원의 '정성'에서 찾았다. 건양대는 수년 전부터 서천, 공주, 천안, 계룡, 대전, 충북 오창 등 충청권 6개 지역에서 지역 산학협력센터를 운영해 왔다.
이곳에서는 지역별 특화산업 발전을 위해 건양대 인력과 예산이 집중투입된다. 이같은 활동은 해당 지역 기업과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상생 모델이다. 예컨대 건양대는 서천 한산모시, 공주 자카드(섬유) 등에 대학 연구인력과 예산을 집중 투입 지역 특화산업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메카인 오창산단에서는 입주 기업 직원 연간 300명이 제약과정 시 필요한 기술교육을 건양대 제약공학과에서 받고 있다.
이처럼 지역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은 이번 링크사업 심사에서 건양대가 우수한 평가를 받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교직원들의 지극 정성도 한 몫 했다. 건양대는 4개월 전부터 교수 65명, 직원 15명 등 모두 80명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링크사업에 대비해 왔다.
현장을 찾아다니며 연구를 이어가다 보면 새벽 2~3시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링크 사업을 준비하는 기간 하루 일과 중 대부분 시간을 현장과 대학에서 보내는 통에 TF팀 '밥값'으로만 4800만 원이 들었을 정도다.
정 부총장은 “교육부에서 건양대 보고서는 남다르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가 발품을 팔아가며 현장을 찾아다닌 덕일 것”이라고 교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표시를 했다. 정 부총장은 대학구조조정 등 어려운 대학 현실을 감안한 대학 발전 전략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지역에 사랑받는 대학으로 남는 것이 중요하며 이로부터 산학협력도 이뤄질 수 있다”며 “링크사업을 통해 기업체가 많지 않은 충남에서도 모범적인 산학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링크사업 1단계에 이어 2단계 사업에도 무난히 선정됐는데 소감은.
▲대학이 생존하고 발전하는 길이 다양한 산학협력 활동이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자 그동안 노력해주신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
건양대는 1단계 링크사업을 통해 산학친화형으로 대학의 체제를 개편했고 전체 학사조직이 사업에 참여해 공학계열 위주에서 인문사회계열까지 산학협력이 확산하는 성과를 올렸다.
2단계 사업을 통해서는 대학과 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산학협력의 모델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
-1단계 평가에서 '매우 우수'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어떠한 사업을 진행했는지.
▲건양대는 산학협력을 대학발전의 핵심요소로 선정해 대학체제 개편을 위한 제도신설, 인력 및 공간 확충 등 사업성과 확산에 주력해왔다. 특히 교수들의 산학협력활동만으로도 재임용과 승진이 가능하도록 인사제도를 산학친화형으로 바꿔 교수들이 산학협력에 주력하는 문화 정착에 힘썼다.
또 학생교육분야에서는 현장적합형 인재양성에 주력하려고 현장실습지원센터를 신설해 현장실습 및 캡스톤디자인교육을 강화했다.
지난해의 경우 현장실습 수료생 728명, 캡스톤디자인교육 수료생 872명을 배출했으며, 20여 명의 학생은 창업해 현재 활발히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또 충남의 6개 지역에 산학협력센터를 신설하고 지역기업의 경쟁력 향상 및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기업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13개 항목, 22개 세부지표를 모두 100% 이상 달성했으며, 기술이전 수입료의 경우 목표보다 7배가 향상하는 등 모든 항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링크 사업 성공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모든 교수, 학생, 행정부서가 사업에 참여했는데 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아울러 성공적인 사업수행을 위해 링크 사업단장을 부총장으로, 부단장을 산학협력단장으로 임명하고 대학의 주요 보직자들을 사업위원회에 참여시켜 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특히 링크사업단과 산학협력단의 협력 강화를 위해 링크사업 공동운영, 기술사업화 연계 추진 등을 실시하고 매주 성과관리위원회를 통해 사업의 진행 여부를 상호 모니터링했다.
-2단계 사업을 진행하실 텐데 어떠한 계획 및 차별화 방안은.
▲건양대의 최종 목표는 충청권에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산학협력 선도대학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논산 창의융합캠퍼스는 창의융합형 교육을, 대전 메디컬캠퍼스는 메디바이오 분야 육성에 중점을 두고 캠퍼스별 특성화를 이룰 것이다. 또 산학협력친화형 인재양성을 위해 의료공과대학 위주였던 캡스톤디자인을 전체 단과대학의 정규교과로 확대시키고 현장실습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위해 신설한 대전, 오창, 천안, 계룡, 공주, 서천 등 6개 지역 산학협력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 지역기업들에 맞춤형 기술개발, 디자인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정부에서 '창조경제'를 강조하고 있는데 건양대에서 진행 중인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노력은.
▲지방대가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긴밀한 연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양대는 농촌지역의 골칫거리였던 폐교를 활용한 기업과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 폐교를 리모델링하고 운동장에는 공장식 건물을 신축해 식음료 관련기업들을 끌어들였다. 현재는 9개 기업이 입주하여 지역주민 50여 명을 채용하였으며 연 65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학생 창업기업인 '건강 100'은 버려지는 양파껍질을 이용한 양갱을 이용해 사업화에 성공했으며, 논산지역 특산품인 딸기를 이용한 '딸기양갱', '딸기 김' 등 신상품을 개발학도 했다.
앞으로는 서천지역의 폐교를 활용해 기업들의 사업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기업가 정신을 겸비한 우수한 학생창업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대학에 산학협력이란 무엇인지.
▲요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이 대학가의 최대 화두다. 건양대도 입학정원의 7%를 줄였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 등록금 수입의 감소로 이어져 대학의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산학협력이라 생각한다.
대학은 학생과 기업 간 부조화를 해결하고자 지역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업과 실질적인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링크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지금 대학은 산학협력을 따로 떼어내서는 생존하기 매우 힘들다. 지역경제 또한 이제는 대학과 분리해서는 발전시키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산학협력사업인 링크사업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고 나아가서는 국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초석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객관성과 공평한 지원은 필수이다. 지역에 골고루 혜택을 보게 하되 대학들의 사업계획과 성과는 엄중하게 평가해야 한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강제일 기자
정영길 행정부총장은…
출생:1965. 10. 23 충남 예산
학력:충남대 수의학과 수의학사, 동 대학 수의학박사(신경해부학), 일 도쿠시마대학 의과대학 의학박사(신경해부학), 연세대학교 창의성아카데미 CDNA최고위과정 수료
경력:10. 8~10.12 건양대 기획조정처장, 07. 1~현재 대한해부학회 이사, 12. 5~현재 건양대 링크사업단장, 13. 3~현재 건양대 행정부총장 , 13. 7~ 현재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 13. 10~현재 교육부 대학특성화사업 공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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