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총리 임명 후 개각을 통해서 국정 운영을 일신하고 새롭게 출발하려던 일정이 다소 늦춰지게 됐지만 국가개혁의 적임자로 국민들께서 요구하고 있는 분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번 총리 내정은 박근혜 정부 2기를 끌고 갈 인물이란 점에서 그 어떤 때보다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검증했어야 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그 수습과정에서 정부 당국이 보여준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었던 허점투성이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관피아 등 국가의 적폐(積弊)를 뿌리 뽑는 ‘국가개혁’의 막중한 과제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했다.
게다가 박대통령은 인적쇄신카드를 들고 나오면서도 정작 김기춘 실장을 여전히 유임시켜 대통령의 국정리더십에 대한 변화가 없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안대희 총리 카드 역시 단순히 국가개혁을 실천할 인물이라기보다는 김기춘 실장의 입김이 작용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물론 국민적 원성을 산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서도 여전히 ‘국가개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밀어붙이기식으로 시스템을 고친다고 그동안의 문제점들이 한순간에 모두 변화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이날 박대통령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총리를 찾고 있다고도 밝혔는데 과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출지는 의문이다.
국민들은 국가개혁에만 전력하는 총리를 원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세월호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따라서 국민들은 박대통령이 추진하려는 국가개혁의 고삐를 움켜쥘 수 있는 인물인 동시에 세월호 참사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의 눈물까지 닦아줄 수 있는 총리를 원하는 것이다. 아울러 박대통령과 김기춘 실장의 수직적 국정리더십에서 한발 벗어나 각 부처의 목소리를 폭넓게 수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건의해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 책임총리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