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구급활동은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자치단체 예산편성에서 소방예산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리고 소방공무원 1인당 주민 수가 1300명을 웃도는 만큼, 정부차원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가재난안전처를 신설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차관급인 소방방재청을 1급인 소방본부로 한 단계 강등하는 내용을 입법예고했다. 중앙119구조본부 등 소방조직의 기능과 인력도 대폭 보강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전국 소방인력의 99%를 차지하고 사고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 인명을 구조하는 시ㆍ도 소방공무원과 소방본부, 소방서에 대한 기능강화와 인력보강은 제시되지 않았다.
소방통계에 따르면 2009년 이후 5년 사이 대전에서 소방 구조구급활동은 많이 늘어났어도 예산비율은 감소하고 있다.
2009년 8169건이던 대전소방본부의 구조활동은 2013년 1만319건까지 늘어 5년 만에 36.3% 증가했고 이를 통해 구조한 시민도 2020명에서 2406명으로 19% 늘어났다. 구급활동도 2009년 5만7423명에서 2013년 6만1531건으로 7% 증가해 이송인원 역시 같은 비율로 늘었다.
반면, 대전지역의 소방 인력은 2012년 대비 올해 22명(1.9%) 늘어나는 데 그쳤고, 소방공무원 1인당 주민 수가 1323명에 달해 전국 평균 1294명보다 많은 수준이다.
특히, 연초 대전시 일반회계 중 대전소방본부가 차지하는 예산비율은 2012년 3.85%에서 2013년 3.56% 그리고 올해 3.41%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소방차량 187대 중 32대(17%)는 사용 가능 기간이 지난 노후차량이다. 소방본부와 소방서 구성, 운영을 모두 지자체 예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본부와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가 지자체의 재정여건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정부가 소방예산을 지원하거나 소속을 국가직으로 바꿔서라도 시ㆍ도 소방본부와 소방서의 기능과 인력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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