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은 없지만, 위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후보자 번호가 매겨지면서 1번은 새누리당, 2번은 새정치연합 후보라는 인식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번호 없이 개별 후보의 이름을 가로로 배열하는 '교호순번제'가 도입된다.
예를 들면 제1선거구에서 후보자가 A-B-C-D 순서로 적혀 있었다면 제2선거구에선 B-C-D-A 순으로, 제3선거구에선 C-D-A-B가 되는 등 방식으로 진행된다. 21개 기초선거구별로 돌아가기 때문에 후보자 누구나 적어도 한 번씩은 맨 앞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이는 교육감 선거가 정당 공천제가 아닌데도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를 정당의 기호 순서와 동일한 순서로 인식해 투표하는 경향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교호순번제'는 어떻게 뽑냐에 따라 득과 실이 뚜렷해,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교육계는 전망하고 있다.
실제 6명의 교육감 후보들이 '교호순번제'에 따라 맨 앞에 이름을 올릴 경우 최한성, 한숭동, 이창기 후보가 타 후보들보다 1차례씩 더 이득을 보게 된다.
지역별로 어떤 순서의 투표용지가 배포되는지에 따라 유불리가 반영될 수 있을 뿐더러 지역별 특정 정당 선호도에 따라 표가 몰릴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역 5개구 가운데 A구(가ㆍ나ㆍ다ㆍ라 선거구)의 경우 1번보다 2번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유는 구청장 선거구도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앞서간다는 판단에서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는 후보자의 인물론이 더 주목받는다는 점에서 교호순번제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후보자들에게 '기회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는 이를 보장한 듯 보이지만 후보자 이름만이 나열되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모 교육감 후보 캠프 관계자는 “교호순번제는 이름만으로 후보를 선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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