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등을 노래하라, 저학년 수업 모습. |
“지금은 느리지만 스스로 큰 꿈을 꾸게 돕고 있습니다.” 대전 동구 석교동에는 당장의 수익이 아닌, 지역 아동과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커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나가는 마을기업이 있다. 지역의 아동 및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존재를 인식해가며 현재는 느리지만 누구보다도 빠르게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마을기업인 (주)교육공동체 '한뼘더(대표 김수경)'가 돕고 있다.
(주)교육공동체 한뼘더는 2012년 6월 대전시 마을기업으로 지정됐다. 다른 마을기업과 달리, 교육공동체 한뼘더는 지역의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과정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마을기업이다. 당초 2010년 7월께 지역에 거주하는 11개 가구를 중심으로 품앗이 성장학교를 설립했다.
이후 안행부 마을기업 및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 기업 육성사업으로도 지정되면서 지역 아동 및 청소년을 교육하는 민간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교육공동체 '한뼘더'는 기존의 교과목 중심의 성적올리기 수업이 아닌, 지역 아동과 청소년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뿐 아니라 이들의 쉼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지역 학부모의 경우, 상당수가 생계형 맞벌이 부부다보니 자녀들은 자신들이 문을 열고 나오는 일명 '열쇠 아동'이 많다고 한다.
여유가 많지 않은 가정형편 속에서 무조건 과외나 학원으로 자녀들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교육공동체 한뼘더는 교육과 함께 지역 아동들이 맘 놓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지트이기도 하다. 교육공동체라는 이름이 어울리듯 이 곳에서의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지ㆍ덕ㆍ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계획을 만들고 실천해보는 '한뼘더' 프로그램을 비롯해 생활에 필요한 것의 인문학, 기술, 나눔을 배울 수 있는 '생활학습'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저학년, 고학년, 중등으로 구분해 또래별로 책을 읽고 책을 통해 다른 사회, 생활, 문화를 체험하는 동시에 책을 통해 얻은 자신의 이야기를 친구들과 함께 풀어나가는 등 '책과 이야기'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또 주말에는 지역의 생태여행 등을 통해 스스로 여행을 계획하고 함께 체험하는 등 주말체험학교도 열린다.
한뼘더는 지역의 주민도서관과의 콘텐츠 연계를 통해 학생들의 독서활동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2005년 지역에서 최초로 건립된 주민 도서관인 알짬 마을어린이 도서관의 도서를 통해 학생들은 간접경험을 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뼘더는 수익만을 추구하지 않아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가구에 한달에 10만원가량의 비용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향후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더라도 꾸준히 교육공동체가 운영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스스로도 변화하고 있다.
김수경 대표는 “처음에는 몰랐지만 어느새 기존의 교육과는 성격이 조금 다른 대안교육이 됐다”며 “무조건 학업성적을 높이는 교육공동체가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알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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