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도로 주차단속 형평성 논란

지역마다 기준 달라 시민반발 확산… 市 이동형 차량·카메라 늘려 단속 강화

최근 세종시가 관내 주차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시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주차와 정차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단속기준이 지역마다 다르고, 불법주차 대상 지역도 애매하다는 것이 시민들의 불만이다.

실제 세종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이달 초 첫마을인 나성동 도로에 약 10분 정도 차를 세웠다가 과태료가 부과됐다.

A씨는 “불법주차 당시 단속에 적발됐다는 안내문은 볼 수 없었고, 며칠 뒤 집으로 벌금 고지서가 왔다”면서 “(주차를 하고)일정 시간이 지나야 과태료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단속 기준시간(10분)이 비교적 짧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됐다”며 고개를 떨궜다.

세종시의 경우 주차 단속기준이 지역마다 다르다. 그 자리에서 즉시 단속대상이 되는가 하면, 처음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한 뒤 10분 또는 20분이 지난뒤 재적발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차량을 잠시 주차하고 편의점이나 화장실 등을 다녀와도 단속차량 카메라에 찍히면 과태료 대상이 된다. 이같은 단속 기준은 세종시에서 정하고 있다.

또 불법주차 대상지역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세종시민 B씨는 최근 세종청사 인근 어진동 도로변에 잠시 차를 세웠다가 단속에 적발돼 4만원의 과태료를 냈다.

B씨에 따르면 단속 당일 도로 우측 노란색이 아닌 흰색라인 위에 주차를 했다. 일반적으로 도로에서 노란색 라인은 단속 대상이지만, 흰색라인은 단속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B씨는 세종시 도로교통과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흰색 선상에 주차했음을 알렸다.

이후 시에서는 직접 확인작업에 나섰고, 흰색 선임을 인정하면서 “흰색 위에 칠한 노란색 페인트가 벗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과태료 부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이러한 단속 이후 세종시는 흰색선 위에 다시 노란색 페인트로 도색을 했다.

세종시는 앞으로도 주차단속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이동형 단속차량을 1대 더 늘리고, 고정형 카메라도 7대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세종시 도로교통과 관계자는 “주차단속을 더욱 강화해 달라는 민원과, 과태료 부과 후 반발하는 민원이 반반 수준이다. 반발이 많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다”면서 “최근 불법주차 차량이 많아 주차단속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종시가 정한 즉시 단속구역은 인도나, 횡단보도, 차량의 소통을 크게 방해하는 지역 등으로, 단속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