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가뭄 지속으로 염도가 상승하면서 일부 농업인들이 영농철 농업용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등 영농 피해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농어촌공사 보령지사와 농업인 등에 따르면 보령시 웅천읍ㆍ주산면과 서천군 서면 일원(매립 면적 11.913㎢)에 조성된 부사간척지에서 농사를 짓는 일부 농업인들은 영농철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해 큰 불편과 영농 차질을 빚어야 했다.
최근 부사호의 염류 농도가 농업용수 적정 농도인 0.10%보다 크게 높은 0.18~0.23%로 측정돼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 부사호 간척지에 조성된 농지는 보령시 웅천읍 등 3개 읍ㆍ면 680필지 653㏊에 이른다.
현재 부사호 염도 상승 원인을 놓고 지역농업인과 농어촌공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역 농업인들은 부사호 염분농도 상승 이유로 바닷물이 호수면보다 높아지는 만조 때 9개의 수문을 통해 바닷물이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농어촌공사는 담수호 면적에 비해 갑문 틈새로 유입되는 바닷물의 양이 아주 적어 부사호의 염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이와 관련 서천군 관계자는 “염도상승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과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 농민들의 의혹 해소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보령댐 용수 방출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사호를 위탁관리하는 농어촌공사는 담수호의 염분 농도를 줄이기 위해 보령댐의 물 유입량을 늘리고 있지만, 가뭄이 심각할 때에는 이마저도 싶지 않다.
실제로 심각한 가뭄이 지속됐던 2012년에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25% 이하로 떨어지면서 부사호로 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염도가 크게 상승했었다.
도는 부사호 간척지를 비롯한 서천, 보령, 부여 등 상습 가뭄피해 해소를 위해 '판교지구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금강 해수유통 문제와 얽히면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동이 걸려 있어 난처한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보령ㆍ서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판교지구 개발사업을 하더라도 금강 해수유통이 되면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며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농업용수가 필요한 영농철에 이런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어 농업인들의 불편과 피해 줄이기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농어촌공사 보령지사 관계자는 “염도가 낮은 상층부에서 급수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며 “염도를 낮추려면 보령댐 물 유입량을 늘리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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