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봉 (주)동양강철 대표이사 |
지난 20일 대덕구 대화동 동양강철 본사 2층에 자리한 집무실에선 만난 박석봉 대표는 작업복을 입고 결재서류를 바쁘게 검토하고 있었다. 기자를 반갑게 맞이한 그의 모습에서는 자그만 집무실이 말해주듯, 소탈함과 검소함 속에서도 경영자가 지닌 강한 리더십을 느낄 수 있었다.
젊은시절 영업부서에서 근무하는 등 밑바닥부터 출발했다는 그는 어느덧 경영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경영인이됐다. 박석봉 대표를 만나 동양강철의 주요 사업내용과 함께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동양강철 인수 당시 상황은 어떠했나.
▲2002년 10월 인수 당시 동양강철은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이후 4년 이상 장기적인 법정관리 상태에 놓여진 파산상태의 회사였다. 당시는 동양강철에 금형을 공급하던 협력업체의 위치에 있었다. 그런 동양강철을 지켜보면서 알루미늄이 향후 소재산업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았고, 연구개발을 통해 신기술을 지속 개발한다면 회생 및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알루미늄 국내 1위 브랜드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동양강철은 대전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이다. 기업 소개를 간단히 해 달라.
▲동양강철은 1956년 설립돼 건축용 알루미늄 창호산업을 통해 국내 알루미늄업계를 선도했으나, 1998년 이후의 국내 외환위기로 인한 경기불황, 건설경기의 침체 등으로 경영이 악화돼, 상장이 폐지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경영을 정상화하고 2007년 한국거래소에 재상장하는 성과를 이뤘다. 또한, 회사의 주력사업이던 건축용 알루미늄 창호재 사업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산업용 첨단소재 제품 위주로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하면서 알루미늄 신소재 개발을 위한 R&D 역량 강화 및 투자 확대에 경영역량을 투입해 온 결과, 종전 건축용 알루미늄 압출제품에서 LCDㆍLED TV용 경량 내외장 프레임, 자동차 경량화부품, 차세대 고속철도 경량화 부품, 태양광 발전기용 부품 등 산업용 첨단 신소재 제품 위주로 성공적인 사업구조 전환을 이뤘다.
-기업의 사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했다. 성과는 어떤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축용 자재분야보다는 산업용 소재분야로 사업구조 전환을 시도해 건축용 알루미늄 샷시산업의 낮은 진입장벽과 경쟁심화에 따라 악화된 알루미늄 창호산업의 수익성 한계를 극복했다. 또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 알루미늄 압출재 제조기업으로서는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R&D 투자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자동차 경량 모듈부품, 철도차량 경량화 부품, 고부가가치 선박 경량화 부품, 항공기 부품 등 수송기계 부품분야와 전기전자 부품과 같은 산업용 소재분야에 알루미늄을 적용하는 기술 및 제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논산에 대규모 알루미늄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있는데, 향후 사업계획은.
▲이달 초부터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더불어 오는 2017년까지 논산에 40만㎡ 규모의 대규모 종합 알루미늄 생산기지 조성을 통해 기술개발 및 고부가가치 고기술 부품소재 생산기반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공장을 구축해 가면서 중장기적으로 이전하게 된다. 이와 함께 생산단지에 협력사와 알루미늄 가공업체 등이 이전해서 가공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협력사들이 입주하면서 업체들과 알루미늄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알루미늄 생산에서 가공, 유통, 납품에 이르기까지 단지 안에서 원스톱으로 일괄처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논산을 명실상부한 국내 알루미늄산업의 메카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베트남 현지법인(현대알루미늄비나)을 기반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판매시장의 확보를 목적으로 2007년부터 베트남, 중국, EU, 일본 등에, 원자재의 확보를 목적으로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특히 베트남 현지법인 현대알루미늄비나를 기반으로 그룹 생산구조 합리화를 추진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베트남 생산기지를 통해 기업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지난해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베트남 공장은 24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직원들 모두가 손재주가 좋고 일도 잘한다. 인건비도 저렴해 한국에서의 인건비 10분의 1정도면 해결된다. 베트남 생산기지를 통해 동양강철은 수출 효자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동양강철의 기업 경영철학은.
▲동양강철은 창조경영의 화두로 기업 내부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그리고 세계화를 강조한다.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은 제조업이나 최근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영환경은 한계상황을 맞이하고 있으며, 이러한 한계상황을 벗어나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기업 내부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 스스로가 성장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되며 제조 경쟁력확보를 위해 시장의 확보, 원자재 소싱, 제조활동 등 경영의 전 부문에 대한 글로벌화가 이뤄져야 한다.
-끝으로 경영에 임하는 각오는.
▲기업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검소하게 열심히 일하면 위기극복은 가능하다고 본다. 노조와의 관계도 투명하게 하고, 경영실적 등을 설명하며 경영에 대해 노조에 공유하면 신뢰도 얻고 좋은 기업이 된다. 원가절감의 필요성 등도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투명한 기업의 신뢰가 쌓여 더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동양강철은 제조업이 국가경쟁력의 근간이라는 확보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창업단계에서부터 제조업의 기반인 부품소재산업에 뜻을 두고, 보통 사람들이 꺼려하는 3D업종인 열처리업계에 진출해 부품소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향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의 생산량 증가 등으로 내년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되고, 현재의 추세로 2~3년이 지나면 예전 동양강철의 명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대담=백운석 경제부장(부국장)ㆍ정리=박전규ㆍ사진=이성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