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진단과 처방이 내려지든 교육감은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과 함께 신중히 골라야 할 지역 일꾼이다. 선거의 의미가 정치적 측면보다 백년대계를 이끌 지역 교육 수장을 뽑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하는 이유다. 이대로 막판까지 선거 ‘흥행’이 안 되면 교호(交互)순번제 등 제도 보완도 빛을 못 볼 수 있다. 이른바 ‘로또선거’의 재연을 의미한다.
선거가 오리무중 속에 치러지면 선거운동은 교육정책이나 공약 대결 아닌 헐뜯기로 변질될 공산이 크다. 이미 선거 국면의 초반을 허송한 상태다. 그 바람에 일부 지지도 조사 결과 무응답 또는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60% 이상 나오기도 한다. 선거 분위기가 뜨지 않으면 선거운동이 어려운 데 그치지 않는다.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무관심이 지역 교육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높은 교육열과도 극명하게 괴리를 보이는 특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혹시 그동안의 부정과 비리 여파로 실망했다면 그럴수록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에 뒤지지 않는 관심을 보여줘야 할 일이다. 온갖 부정적인 선거운동 행태들은 유권자의 관심이 식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다.
스스로 교육자치의 기본정신을 훼손시킨다면 주민 직선으로 선택될 교육감 후보 자격이 없다. 인지도만 의식해 보수·진보 프레임으로 선거 구도를 짜는 일부 교육감 후보들은 각성해야 한다. 지난 선거 때의 무상급식과 같은 뚜렷한 쟁점은 없지만 유권자에게 다가갈 차별화된 비전이 없다면 이 또한 문제다. 유권자를 현혹할 뿐인 포퓰리즘적 공약은 물론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잘 뽑은 교육감은 지역교육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현직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아 다자구도로 관심의 초점이 흐려졌지만 유권자 마음을 잡는 것은 후보 몫이기도 하다. 유권자도 무관심을 버려야 한다. 지역 교육의 발전적 미래가 걸린 교육감 선거에서 잊지 말 것이 있다. 지나친 무관심은 과열 못지않게 교육자치의 후퇴를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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