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우주발사체 개발, 2020년 달탐사 꿈 이룬다

토종 우주발사체 개발, 2020년 달탐사 꿈 이룬다

로켓엔진 국산화 선결과제… 75t급 액체엔진 탑재 발사체 개발중 美 Space X사와 같은 방식… 성공땐 세계시장 진출 전망 밝아

  • 승인 2014-05-22 14:31
  • 신문게재 2014-05-23 8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 사진 위부터 75t급 엔진 목업, 75t급 엔진 클러스터링, 대전 하우연에서 진행중인 7t급 엔진 연소기 연소시험 장면.
▲ 사진 위부터 75t급 엔진 목업, 75t급 엔진 클러스터링, 대전 하우연에서 진행중인 7t급 엔진 연소기 연소시험 장면.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당초 2025년으로 예정돼 있던 달 탐사 계획을 5년 앞당기겠다는 대선 공약을 내놓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공약의 실현을 위해 '2020년 달탐사 계획'을 발표,우주 강국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2020년 달탐사 계획'의 성공을 위해 지구 궤도나 달에 우주선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발사체 개발이 선결돼야한다.

우주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기술이전이 제한되는 대표적인 민군겸용 기술이다. 또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국방 및 보안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나로호 발사 이후 국내 기술로 개발될 75t급 액체엔진을 탑재한 한국형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한국형 발사체는 1.5t짜리 실용위성을 지상 600~800㎞에 실어올릴 수 있는 3단형 우주로켓으로 엔진을 비롯해 주요 기술을 국내에서 만든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오는 2015년 엔진시스템 연소 시험에 이어 2017년까지 75t 엔진을 이용한 2단형 시험발사체를 발사할 방침이다. 이 시험 발사가 성공할 경우, 75t엔진 4개를 하나로 묶어 300t급 1단 로켓을 개발한 뒤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 시험 발사가 예정돼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향후 세계 상용발사체 개발 시장에도 진출 할 전망이다.

▲로켓엔진 개발=우리나라는 나로호 발사 때 러시아에서 1단 추진체(추력 170t)를 통째로 사왔다. 하지만 한국형발사체 1단은 75t 엔진 4기를 하나로 묶어(클러스터링) 직접 만들 방침이다.

한국형발사체개발의 가장 큰 관건은 엔진이다. 한국형발사체에는 추진력 75t급 엔진과 7t급 엔진이 개발되어 사용된다. 현재 엔진의 중요한 구성품인 연소기, 터보펌프, 가스 발생기 등은 설계, 시제품 제작과 일부 시험까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험을 위해서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와 대전 항우연에 시험 시설을 구축 중 이다. 개발 과정상 가장 먼저 시험에 들어가야 할 연소기 시험설비 등 일부 시설은 완공을 앞두고 있다.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연소기 약 200회, 터보펌프 150회 등의 시험이 예정된 상황이다. 이 시험들은 오는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수행된다. 아직까지 국내에 이런 엔진을 시험할 수 있는 시험시설이 없다는 점을 감안,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75톤급 엔진의 설계나 해석적인 연구에 치중하거나 압력을 축소해 시험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 설비들은 한번 구축되면 30~40년 가량 활용되기 때문에 현재 개발 중인 75t급 및 7t급 엔진의 성능개량이나 향후 추진될 신형 엔진 개발을 위한 시험도 모두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서 앞으로 우리나라 로켓 개발의 필수적인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형발사체 개발 방향=개발된 엔진의 효과적 사용을 위해 추진력 75t급 액체엔진을 개발, 1단에는 4개를 묶는 클러스터링(clustering) 방식을 사용한다. 또 각각 2단과 3단은 75톤급과 7t급 액체엔진을 1개씩 사용할 방침이다. 한국형발사체는 오는 2020년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에 발사하고, 같은 해 달 탐사선 발사에도 사용될 계획이다.

이후 발사 계획이 있는 다목적실용위성 및 차세대중형위성 등 국내 로켓발사 수요는 지금까지의 외국 발사체이용을 벗어나 한국형발사체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위성 발사를 통해 신뢰성이 입증되면 외국위성 발사수주에 나선 다는 계획이다.

발사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 품질, 성능, 가격 등 경쟁력 있는 발사체를 만드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는 정부, 항공우주연구원, 우주산업체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형발사체 그 이후=한국형 발사체는 1.5톤급 인공위성을 고도 600~800㎞의 지구저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발사체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큰 위성을 고도 35,800㎞의 지구정지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대형 발사체가 필요한데 이는 상용위성 발사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정지궤도 위성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근 값싸고 효율적인 발사체를 개발해 세계 발사체 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미국의 Space X사는 동일한 엔진 9개를 묶어서 1단으로 사용한 Flacon-9 이란 발사체를 통해 경제적인 가격에 정지궤도위성 발사서비스를 시작, 대 성공을 거두고 있다.

동일한 엔진을 묶어서 성능을 높이고 경제성을 높이는 방식은 한국형발사체와도 유사한 방식이다. 한국형발사체의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개를 묶는 방식 이지만, 75t급 액체엔진을 9개 묶으면 Falcon-9과 같은 경제성 있는 대형발사체의 개발이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1단 로켓을 병렬로 3개를 묶으면 1단에 27개의 엔진을 갖는 더욱 강력한 대형 정지궤도발사체가 된다.

지난해 11월 국가우주위원회를 통과한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는 한국형발사체 이후 2027년까지 정지궤도발사체를 개발하고 2033년까지 대형 정지궤도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이 담겨있다.

항우연측은 “우리나라가 발사체개발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인류는 더 이상 우주를 '관측의 대상'이 아닌 영토부족과, 자원고갈 등의 문제를 해결할 '개발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우주발사체 기술은 이제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항우연측은 이어 “한국형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국내 실정과 향후 경제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발사체 개발 방식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다면, 우주 시장에서도 세계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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