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32·여·세종시 첫마을)씨는 지난 17일 길을 걷다 스마트폰을 떨어트려 액정 손상을 입는 등 사실상 전화 및 문자 불통 상황을 맞이했다. 주말에 벌어진 일이라 즉시 대처가 어려웠고, 지난 19일 오전 일찍 A사 서비스센터 방문을 서둘렀다.
하지만 이곳저곳 전화를 돌려 확인한 결과 세종시에는 주요 3사 스마트폰업체 서비스센터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망연자실(?)했다.
대전과 청주, 공주, 논산, 천안 등 인근 도시에 차량 왕복 기준 최소 40분 이상을 소비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 결국 업무상 출근 시점 처리를 못하고, 퇴근 무렵 조퇴와 함께 대전 유성서비스센터에 들러 스마트폰 수리를 완료했다.
초등학생까지 스마트폰을 보유한 시대를 맞아 인구 13만명 세종시에는 아직까지 스마트폰 서비스센터가 부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본보 조사 결과,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세종시 첫마을 출발 근거리 기준으로 유성과 공주, 서청주를 나가야만 만날 수있다.
LG전자서비스센터 역시 비슷한 위치에 자리잡았고, SK텔레콤은 대전 서구 탄방동과 청주, 천안을 방문해야 긴급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동종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서비스센터 건립을 위해서는 최소 인구 20만명 이상은 넘어야한다는 분석이다.
당초 내년 말까지 예정지역 인구 목표는 22만여명으로 이 같은 기준에 부합하지만, 현재 인구는 2만800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민간 사업자가 수익성과 사업 타당성을 보고 건립 여부를 결정하는 부분인 만큼, 행복도시건설청과 세종시 등 공공부문이 개입할 여지도 크지 않다. 결국 더딘 인구유입 속도를 가속화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생활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 부문에서도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이해되는 시설이 있다. 바로 대전지방국세청이 2019년 검토 중인 세종세무서 신설 가시화 문제로, 시민들은 현재 조치원읍 소재 공주세무서 산하 세종민원실을 이용하고 있다.
사업자등록 신청과 정정, 휴폐업 처리, 민원증명 발급, 확정일자 부여, 국세신용카드 수납 등 기본 업무를 제외하면, 재산제세 신고서 작성 및 소득금액증명원 등의 처리는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마을 기준 왕복 32㎞, 조치원읍 기준 왕복 55㎞ 차량 이동을 필요로 한다. 신씨는 “기본 생활편의 시설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사각지대 영역이 많은 것 같다”며 “당장의 인구만 보는 근시안적 관점을 벗어났으면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시 관계자는 “뿐만 아니라 종합운동장과 야구장, 문화시설, 사립 초중고, 전문학원 부재 목소리도 높다”며 “행복청과 함께 건립속도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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