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원도심 문화는 이젠 다양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문화예술인이 이끌어가고 있다. 대흥동에는 이미 문화예술의 거리가 있을 정도로 자치단체와 지역민들은 문화가 꽃피는 원도심을 그려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민들의 편식주의, 자치단체의 행정편의주의로 제대로 된 문화예술의 꽃이 피지 않았다. 문화예술인들 역시 수요가 몰리는 테마를 찾아나서며 본연의 색을 잃어가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마을기업인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이사장 정우순)은 꺼져가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피어나가고 있다.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은 지난해 10월 대전시 마을기업으로 지정됐다. 지역에 거주하는 전문연극인들이 명맥을 이어가며 연극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2010년 5월 나무시어터라는 이름으로 창단해 대전시민연극페스티벌 2010~2012를 비롯해 대흥동립만세 2010~2011을 기획하고 공연으로도 참여했다. 지난해에도 대전시민연극페스티벌 공연을 벌이는 등 다양한 공연과 기획에 참여했다.
전문적인 연극인들인 만큼 창작극에서부터 정극, 무대극, 퍼포먼스 등 지역 곳곳에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고 때론 웃음을 주기도 했다. 열악한 지역 문화예술시장 속에서도 이들은 마을기업 지원 이전부터 극단을 이끌어갈 힘을 모아왔다.
매출 역시 연 1억2000만원이 될 정도로 꾸준한 활동을 통해 지역에서 손꼽히는 극단이 됐다. 지금의 마을기업이 있기까지는 협동조합이라는 공동체적인 운영체제와 '그루'라는 내부 가상화폐의 힘이 컸다. 매출 대비 순이익은 그리 많지 않아 회비, 조합비, 후원금 등으로 운영비를 채워올 수 있었으며 가상화폐인 '그루'는 조합원들의 다양한 인적 봉사를 비롯해 도움으로 대체됐다.
지난해 6월부터 '그루'라는 내부 가상화폐 제도를 운영하면서 조합원들이 봉사나 다른 재능을 공유해가며 나무시어터 협동조합을 이끌어온 것이다. 그루가 모여 100만원 가량 될 경우, 이를 현금으로 바꿔갈 수도 있는 만큼 조합원이나 구성원들은 극단을 발전시키는 데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예술문화계의 현실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또다른 해결점으로 평가된다. 나무시어터는 아직 내부적인 가상화폐로 활용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와 연계될 경우,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나무시어터 협동조합은 연극을 테마로 한 소규모 마을기업이지만 연극 및 문화인들이 함께 모여 창작할 수 있는 지역의 문화예술공동체로서 자리매김했다.
정우순 이사장은 “15년 이상의 활동을 토대로 활발한 공연활동과 다양한 사회문화예술활동을 해 온 문화예술 활동가들이 모여 연극공동체의 새로운 뜻을 세우고 힘을 모아온 곳이 나무시어터”라며 “지금까지 그랬듯이 지역 문화예술을 키우고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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