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은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며 ‘그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대통령은 관피아 문제의 해결은 물론 특검 실시와 국가안전처 신설도 언급했다.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해경의 해체 언급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앞선다. 19일 현재 여전히 18명의 실종자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다. 실종자 수색작업이 완료되기도 전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해경을 해체한다고 발표하면 언제 끝날지도 모를 실종자 수색 작업을 그들은 무슨 힘으로 지속한단 말인가.
실종자 가족들 역시 갑작스런 해경 해체 소식과 관련, 수색작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실종자 가족들은 대통령 담화에서 실종자 구조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은 점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이번 사고와 관련해 생존자 및 희생자 가족에 대한 지속적인 후유증 치유책 역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특히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은 그 무엇으로도 씻기 어려운 상태다. 따라서 이들 학생은 물론 세월호 생존자 및 희생자 가족들이 경험할 심리불안 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예방 및 치료방안 또한 마련돼 시간이 흐른 뒤에도 지속적으로 치료해 나가야 한다.
이날 박대통령은 정부 조직에 대한 시스템 정비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시스템만 바꾼다고 해서 국가의 모든 안전이 다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해경을 해체하고 해경 간부들이 옷만 바꿔 입은 채 국가안전처에 재배치된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그 같은 시스템 정비로 안전이 보장되겠는가. 국민의 생명을 존중하고, 이를 지켜갈 수 있는 시스템의 운영을 어떻게 끌고 갈 수 있는가가 박근혜 정부에게 주어진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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