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 “해양경찰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1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연합뉴스 |
태안·보령해경에 따르면 해경은 이날 박 대통령의 발표 전 까지만해도 '해체'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상태여서 '해경 해체' 발언에 조직 전체가 충격을 받고 있다.
업무를 손에서 놓을 수는 없어 기존 하던 일을 하고는 있지만 사기가 극도로 저하된 상태다. 해경 직원들은 정부나 해양경찰 등 상급기관의 지침이나 안내도 일절 없어 아무런 예측이나 대응도 못 한 채 속만 태우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서처럼 수사와 정보 분야는 기존의 경찰로, 해양구조·구난·경비 등은 국가안전처로 이관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 해경 측의 설명이다.
중국어선과의 마찰, 해안과 육지 경계의 경비 등 애매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600여 명에 달하는 도내 해경 직원들은 거취나 생활터전 이전을 우려하고 있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현재 어렵게 정착한 근무지 주변에서 또 다시 이동해야 할 처지에 놓여서다.
기존 업무는 있지만 몇 명의 인원이 어떤 부서로 이동해야 하는 지, 원하는 부서나 분야로의 지원은 가능한지도 불투명하다.
보령해경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4월 1일 개서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어리둥절한 상황. 임시건물에 들어선 보령해경은 새 청사 준공 계획은 사실상 중단으로 보고 있다.
해경 시험을 준비하던 응시생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세월호 구조작업 등으로 미뤄졌던 해양경찰 선발시험이 20일로 결정됐었지만 해양경찰청에서 조직 해체와 관련해 일단 연기로 가닥을 잡는 등 다음 시험이 있을 지도 예측할 수 없어 미래에 대한 불안에 빠진 것.
한 해경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발표까지 했기 때문에 단순히 이름만 바꾸거나 인원 이동 등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현재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고 아는 것도 없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해경의 구조업무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며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경은 1953년 12월 내무부 치안국 소속 해양경찰대로 창설된 이후 경찰 산하조직으로 있다가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개편된 1991년 해양경찰청으로 분리됐고, 1996년 해양수산부 신설과 함께 해수부로 편입됐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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