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법원 소재지인 서울행정법원에서만 가능했지만,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에 따른 비효율성 등을 감안한 조치로, 이는 지난해부터 본보는 대전지방변호사회와 함께 행정소송법 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했던 사안이다.
국회와 대전지방변호사회 등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서구을)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행정소송법 일부개정안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24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8월 발의된 개정안은 같은 해 12월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고, 5개월 가까이 보류됐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 잠깐 열렸던 국회 본회의 임시회에서 122건의 법안과 함께 통과돼 지난 9일 정부로 이첩됐다.
이첩 후 15일 이내에 재의요구가 없으면 오는 24일 공포돼 곧바로 시행된다. 가결된 개정안의 핵심은 중앙행정기관이 피고인 경우 대법원 소재지 또는 중앙행정기관 소재지를 관할하는 행정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범계 의원은 중앙행정기관(피고)이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한 만큼, 대법원 소재지인 서울에서만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은 소송수행자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대전변호사회와 본보의 주장에 힘을 실어 개정안을 발의했었다. 일반 국민(원고)이 관할법원을 선택할 수 있는 게 타당하다는 취지였다.
현행 행정소송법 제9조 1항은 '취소소송의 제1심 관할법원은 피고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행정법원으로 한다. 다만, 중앙행정기관 또는 그 장이 피고인 경우 관할법원은 대법원 소재지의 행정법원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박 의원은 단서 조항을, '중앙행정기관 또는 그 장이 피고인 경우 관할법원은 대법원 소재지 또는 중앙행정기관 소재지로 한다'는 개정안을 제출했었다. 세종시를 관할하는 대전법원에서도 행정소송을 하자는 취지였다.
그러자 법안심사 제1소위원장 권성동 의원이 중앙행정기관에다, 그 부속기관과 합의제행정기관, 공공단체 등으로 확대해 '이들 기관·단체가 피고인 경우에도 대법원 소재지 또는 해당 기관 소재지를 관할하는 행정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수정안을 냈다.
다시 말해, 서울행정법원과 세종시를 관할하는 대전법원뿐 아니라 해당 기관·단체가 있는 전국 모든 지역의 해당 법원에서도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확대한 것이다.
정훈진 대전변호사회 총무이사는 “대전변호사회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이뤄낸 쾌거”라며 “충청과 영·호남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의 모든 국민이 자신의 사는 지역에서 소송을 진행할 수 있어 효율성과 경제성,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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