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연구기관의 지방 이전사업은 지난 2007년 9월 지방이전 관련법 제정(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으로 사업 시행이 결정된 후, 현재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법제연구원 등 고작 2곳만 이전을 완료했다.
15일 국무조정실 및 경사연 등에 따르면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경사연 및 소관 연구기관 등 모두 20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세종시(14개 기관) 및 충북 진천 등 지방 혁신도시(6개 기관)로 이전한다. 세종시로 이전하는 연구기관의 경우 4곳(국토연구원, KDI, 한국법제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자체청사를 조성해 입주하며, 경사연과 소관 연구기관(9개) 등 10곳은 임차청사를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KDI(2013년 12월)와 한국법제연구원(2014년 1월)만 세종시로 이전을 완료했을 뿐, 나머지 12곳은 이전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한 연구기관은 단 1곳도 없다. 연구기관은 당초 개발계획상에 2012년 말까지 이전하기로 했다.
이전이 미뤄지는 것은 기존 청사(종전 부동산) 매각지연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국토연구원의 경우 종전 부동산 매각에서 6차례 유찰됐다.
여기에 정부의 주거지원대책 미흡도 기관의 이전을 늦추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주거지원대책의 일환인 주택공급(특별분양) 현황을 보면, 연구기관 이전 인원 4660명(전체 5111명) 가운데 정규직 인원 2554명의 주택 분양률이 세종시 43.4%, 혁신도시 16.0%로 전체 34%에 해당하는 869명만이 당첨되는 수준에 그쳤다.
이와 함께 진천 혁신도시로 이전하게 될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은 종전 부동산 매각(유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혁신도시에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가장 빠른 오는 7월 입주(진천)를 계획하고 있다.
연구기관의 이전사업이 계속 미뤄짐에 따라 세종시 조기정착은 물론, 국가균형발전에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서산ㆍ태안)은 “세종시 및 혁신도시의 주택공급 분양이 비교적 적은 상태로 이주 인원의 주거대책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전 기관의 종전 부동산 매각이 수차례 유찰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경사연 지방이전팀 관계자는 “종전 부동산 매각 지연으로 자금투입이 미뤄지면서 기관들의 이전도 덩달아 지연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매각이 이뤄지면 지방 이전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월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세종)이 이전할 계획이며, 경사연과 9개 연구기관은 임차청사가 완공되는 연말 이전을 완료한다. 국토연구원(세종)은 올해 착공해 2015년 하반기에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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