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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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쉽지 않다

  • 승인 2014-05-13 18:36
  • 신문게재 2014-05-14 17면
지역 농산물의 유통 문제는 판로와 유통구조 두 측면으로 집약된다. 이를 개선한다며 충남도가 13일 내놓은 ‘농산물유통선진화 5개년 계획’은 산지유통센터와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늘리는 등 유통구조 합리화에 공들인 흔적이 보인다. 유통구조 개선과 지역 농산물 소비 확대를 같은 선상에 놓고 해법을 찾는 것이 특징이다.

충남형 로컬푸드, 학교급식 지원 시스템 등의 방향성은 옳다. 실제로 유통 여건의 변화에 일조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근원적인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다. 유통의 비효율성 뒤에 생산자, 산지단체, 도매조직, 소비자단체, 소비지단체, 소매점, 소비자를 잇는 복잡한 단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각 지역 농산물을 통합해 판매하는 유통 전문조직 육성이다. 이번 개선 계획에서도 산지 유통시설 확충은 비중이 크다. 유통비용 절감은 산지 유통의 규모화와 전문화로 중간 유통단계를 줄이는 시스템에서 찾아야 한다.

다품종, 다단계일수록 산지 유통구조 개선은 더 절실하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농산물 가격의 40~50%가 유통비용이다. 이보다 심한 경우도 많다. 여기에는 산지유통인, 저장업체 등의 담합 가능성까지 상존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농산물 가격 안정화 차원의 견제장치가 작동돼야 한다.

충남도는 선순환 지역경제 등 ‘선순환’이란 표현을 즐겨 써 왔다. 이번에는 지역 순환 농산물 유통체계 구축이라는 항목이 있다. 유통구조 역시 선순환 경제의 추진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러려면 고품질 브랜드 경쟁력 등 다른 요소들이 뒤를 받쳐줘야 한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현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종합대책으로 다룰 부분이다. 농산물 수급 안정, 저비용의 직거래, 생산자단체의 유통계열화 확대에 정부가 적극 나서줘야 하는 이유다. 유통 개선에 필수적인 입법 과제도 산적해 있다.

생산자의 시장 지배력 강화는 사실 만만치 않다. 시장 대응은 결국 산지 유통 전문조직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도매시장과 대형마트는 지역 농산물 판매 다변화 수단이면서 유통구조 과점의 이중성도 있다. 유통 개선의 핵심이 생산자에겐 소득 보장, 소비자에겐 가격 안정화다. 목표는 분명하나 유통구조 개선은 여러모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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