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도 완전히 탄력을 받았다고 확언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과학벨트 구축이 이제라도 속도를 내기 위해 확실히 해둬야 할 것이 있다. 정치공학적 셈법에 좌지우지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표몰이용 공약으로 후유증을 앓을 만큼 앓았고 지난해는 지역 주요 뉴스로 선정됐을 만큼 수정 논란도 뜨거웠다. 정부의 느슨한 추진 의지까지 가세해 비전이 구체화될 여지조차 없었다.
그동안의 지연 사유를 엄밀히 돌아볼 때 현실적인 일정 때문이 아니었다. 9일 발표된 핵심시설 완공 시기도 당초 계획보다 4년 늦춰졌다고 보면 본궤도에 올랐다고 하기 민망할 정도다. 어쨌든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한 여야는 과학벨트를 지역 핵심공약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재탕·삼탕한 공약을 제외하면 그 구체적인 알맹이가 잘 보이지 않아 문제다.
과학벨트는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대형 프로젝트라 현 정부에서 소홀이 해도 되는 그런 사안이 결코 아니다. 지속성 있는 추진 동력이 뒷받침돼야 할 대형 국책사업이다. 정상 추진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거듭 약속됐다.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서 활용까지 공언한 마당이다. 실천할 일만 남았다.
선거 공약으로서의 ‘정상 추진’ 역시 나올 만큼 나왔다. 세계 유수의 기초과학 연구를 선도할 중심 거점을 만들겠다는 계획대로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과학벨트 정상화를 생각한다면 지혜를 보탠다면 모르되 정략적 유·불리만을 생각한 날선 공방이 발붙일 이유나 명분은 사라졌다고 본다.
과학벨트를 충청권 지방선거 이슈로 꼽는 시각은 학술세미나 등에서도 제기됐었다. 지역 유권자 표가 절실한 지방선거와 연계시킨 선거전략 자체는 자유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정치적으로 이용해 잠잠해진 논란을 재생산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에 관계없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추진돼야 할 과학벨트다. 유권자가 보고 싶은 것은 네거티브 공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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