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교권… 카네이션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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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교권… 카네이션의 눈물

대전 지난해 폭언·폭행 등 신고 302건 교권침해 여전 일부 교사들 정신과 상담까지…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 승인 2014-05-12 17:48
  • 신문게재 2014-05-13 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1. 3년차 고교 교사 정모(29·여)씨는 최근 사직서를 손에 쥐고 고민을 하고 있다. 자신이 생각했던 교사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밤새며 준비해간 수업 자료는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고, 학생들로부터 존중 받지도 못하고 있다. 자고 있는 학생에게 벌을 줬다가 학부모한테 항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2. 김모 군은 수업 도중 담임인 A 교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자리를 박차고 교실을 나가버렸다. A 교사가 자신을 훈계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A 교사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고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김 군에게는 교내 선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교내 봉사 처분이 내려졌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이같이 학교 현장의 교권침해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어 교권 확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12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각급 학교에서 발생한 교권침해 신고건수는 302건에 달했다.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교권침해 사례 중 학생·학부모에 의한 폭언, 폭행, 협박 등 부당행위가 157건으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기타 66건, 수업진행 방해 65건, 폭행 7건, 교사 성희롱 3건 순으로 나타났다.

2012년 교권침해 신고건수는 332건으로 폭언·욕설 238건, 수업진행방해 92건, 기타 43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학교폭력 사안 학생부 기재를 시발점으로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학부모와 학교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학교폭력 처리과정에서 교권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등 학교 측의 조치 결정에 대해 가·피해학생 학부모의 이의 및 소송이 늘면서 학교 현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고교 한 교사는 “수업은 물론이고 생활습관 지도까지도 학생들이 듣지 않는다”며 “주변에는 학생 지도를 포기하고 정해진 일만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교사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학부모가 교사에게 폭언·협박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교권추락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기존 대책을 보완하는 등 교권침해를 줄이고, 일선 교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교권이 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헌선 대전교총회장은 “사회 일반 시민들이 집단 이기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이런 시각을 불식시키려면 교사들 또한 봉사, 나눔, 배려, 교육기부 등 재능기부에 앞장서서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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