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곡선]대입 지역인재전형 허사되지 않으려면

  • 오피니언
  • 청풍명월

[직선곡선]대입 지역인재전형 허사되지 않으려면

강제일·교육체육부 차장

  • 승인 2014-05-12 13:52
  • 신문게재 2014-05-13 17면
  • 강제일·교육체육부 차장강제일·교육체육부 차장
지역 인재 유출 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돈'과 '권력'이 집중된 서울은 거대한 블랙홀처럼 지방 인재를 빨아들인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야 출세 가능성도 크다.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10월 안전행정부가 새정치연합 백재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고위공무원단 가운데 수도권 대학 출신은 무려 84%에 달했다. 이 가운데 소위 'SKY대' 출신은 48%.

반면, 지방대 출신 비율은 14.6%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2년 전(15.8%) 보다 줄었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라는 옛말이 허언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갈수록 커졌다. 우수 인재가 지방에 부족하다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놓은 정책이 대입 지역인재전형이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지방 의·치·한의대는 모집 인원의 30%(강원, 제주권 15%)를 권역 소재 고교 졸업(예정)자에서 뽑아야 한다. 법·의·치·한의학대학원은 20% 이상(강원, 제주권 10%) 선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정책의 실효에 대해선 벌써 물음표가 달린다. 제도 첫 시행부터 이를 무시하는 대학이 부지기 수이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 가운데 을지대 의예과(20%), 대전대 한의학과(6.9%)가 정부 권고를 안지켰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한림대(5%), 관동대(10), 단국대(10%), 울산대(10%) 등 지역인재전형에 인색한 대학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이 강제성이 없고 단순히 권고사항에 그쳤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이를 어긴 대학이 감수해야만 하는 직접적인 페널티도 없다. 지역인재전형을 도입했다지만, 각 대학 입맛에 따라 '고무줄 선발'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칫 허울뿐인 제도로 전락할 수도 있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 이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지키지 않은 대학에 대해서는 각종 평가 시 이에 대한 노력 정도를 반영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해명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했더라도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하면 허사가 되기 일쑤다. 지역인재 전형이 지역 인재 서울 집중을 막고 지역 발전의 진정한 원동력이 되려면 교육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대학 역시 지역 인재 육성 취지를 곱씹으며 제도 활성화에 나서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강제일·교육체육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3.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