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노인 10% 치매 '갈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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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노인 10% 치매 '갈 곳 없다'

65세이상 1만4275명 달해… 시립요양병원 외 대부분 중증환자 기피

  • 승인 2014-05-08 18:49
  • 신문게재 2014-05-09 6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해마다 치매 환자는 늘고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어서 치매환자들이 방치되고 있다. 7일 대전시 치매센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전지역 치매환자 숫자는 1만4275명에 이른다. 이는 대전지역 65세 이상 노인인구수가 14만50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10%에 가까운 수치다.

해마다 치매 환자 숫자는 급증하고 있다. 2008년 대전지역 노인의 치매환자는 1만명에서, 2010년 1만1000명, 2011년 1만2000명, 2012년 1만3000명 등으로 해마다 1000명씩 증가추세다. 치매 유병률(어떤 집단 전체 인구 중 특정 질병을 가진 사람의 비율)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2008년 치매 유병률이 8.4%였던 것이 2010년에는 8.76%, 2011년 8.94%, 2012년에는 9.18%까지 높아졌다. 노인 10명중 1명은 치매 환자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 되면서 치매환자 숫자가 급증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치매노인을 돌보는 것은 가족의 문제로 떠안기고 있거나 방치되고 있어 사회적 지원책이 절실하다.

대전지역에는 48개의 노인요양 병원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중증 치매 환자를 받아주는 곳은 시립요양병원 등 일부 병원에 불과하다. 중증 치매환자들의 경우 활동성이 강하고 돌보기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병원들이 치매환자들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요양병원 관계자는 “환청이나 환시, 망상이 있는 환자들은 돌보기가 어렵다. 개인간병인을 써야하는데 공동간병을 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중증 치매 환자를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치매환자들은 외래진료를 받으며, 가정내에서 돌보고 있거나 요양원 등에서 돌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2012년 정부가 치매관리법을 시행한 이후 각종 치매질병관련 지원이 이어지고 있으나, 일반인들이 지원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약제비 지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원책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을 위한 '치매 환자 가족휴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1년 최대 6일까지 치매 환자를 요양기관에 맡길 수 있는 제도로 가족들을 위해 정부가 일정기간 대신 돌봐주겠다는 내용이다.

일반 환자들이 요양병원에 환자를 맡기기 위해서는 본인 부담액이 간병비를 포함해 한달에 130만~140만원에 이르고 있어, 가정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재원 대전시 제1시립 요양병원 이사장은 “치매의 경우 질환특성상 10년이상 가는 장기 질환이다보니 가족간 다툼이 일고, 가정 전체가 흔들리는 경우를 상당수 목격하게 된다”며 “가족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 보장제도가 뒷받침 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 치매가 가장 중요한데 상당수 환자들이 초기에 방치돼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우리의 부모님들의 문제일수도 있는 만큼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조기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들이 많이 생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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