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수영 선수 B씨도 은퇴 후 학교나 실업팀 지도자 자리를 찾았지만 구하지 못했다. 한동안 수영장에서 강사 생활을 했다. 하지만 월 200만원도 안되는 급여를 받으며 가족을 건사하는 게 버거웠다. 지인의 소개로 한 중소기업에 취업했지만, 업무 능력 등이 떨어져 눈치를 보다가 결국 퇴사한 뒤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
은퇴한 엘리트 체육인들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안착에 실패하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30세 안팎이면 은퇴하는 체육인들은 대부분 해당 종목 지도자나 학교 체육교사 등의 자리를 원하지만, 자리는 한정돼 있어 결국 일반 직장생활을 어쩔 수 없이 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학업보다는 운동에 치중하며 평생을 보내다가 막상 사회로 뛰어들다 보니 지식과 경험 등이 부족해 일자리를 잡는 것은 물론, 어렵게 직장을 잡고도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은퇴 체육인들은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영업직을 택하거나 다단계 판매사원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공부를 다시 해 학교 체육 교사 등으로 들어가려는 노력도 하지만, 자리가 턱없이 한정돼 있는 데다 공부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던 체육인으로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정부가 학교체육 진흥을 위해 일선 초등학교 등에 코치를 두도록 하면서 일자리는 생기고 있지만, 일부 종목에 한정돼 있고, 경쟁도 치열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또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서 엘리트 출신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자리도 많아지고 있지만, 일부 인기 종목에 한정됐다.
대한체육회에서 은퇴 체육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 지원하고 있지만 평생 운동만 하다가 사회로 뛰어든 체육인들 입장에선 실효성이 그리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한체육회에선 최근 60만원 이내에서 취업을 위한 3개월 교육비를 지원하는 은퇴선수 맞춤형 직업훈련 교육과정 및 은퇴선수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해 도움이 되고 있지만 아직 실효성은 크지 않다.
한 은퇴 체육인은 “대한체육회의 지원이 당연히 도움은 된다”면서도 “길어야 1년 남짓한 기간에 관련 지식 등을 배운 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직장 내에서 지식 및 능력 부족 등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고 했다.
또다른 은퇴 체육인은 “예전에는 은퇴 선수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아예 없었는데, 요즘에는 학교체육 진흥, 생활체육 활성화 등으로 기술과 경험을 가진 전문 체육인들은 좋아졌다”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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