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형수 교육장은 “제자들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베푸는 인간적인 교사, 건전한 가치관을 가지고 민주적이고 모범적으로 행동하는 교사가 돼야 하고 이같은 모습을 학생과 학부모가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윤 교육장은 “세월호 침몰로 인간 생활의 기본인 가정이 파괴되어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가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지는 듯하다”며 “사회 전체가 심리적 공황에 빠져 있고 국민이 안전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비통해했다. 이어 “가정의 달, 스승의 날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송구스럽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인터뷰 내내 윤 교육장은 세월호 침몰 사건이 계속 뇌리 속에 떠오르는지 말을 종종 잇지 못했다. 어렵사리 질문에 답변을 이어나갔지만 목이 메는 듯 연신 물잔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가정의 달을 맞는 학생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윤 교육장은 “가족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며 “부모, 형제 등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버이날 학교 교육에 대해서는 “1교 1인성 교육브랜드화, 1교 1노인정 결연을 통한 봉사활동 등을 실천하고 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의 실천적인 효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가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스승의 날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단호한 어조로 바뀌었다. 수십년 간의 교육자 생활로 터득한 교사의 참모습을 후배 교사와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묻어났다. 윤 교육장은 “제자들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베푸는 인간적인 교사, 건전한 가치관을 가지고 민주적이고 모범적으로 행동하는 교사가 돼야 하고 이같은 모습을 학생과 학부모가 원할 것”이라며 “한 가지 덧붙이자면 부단한 자기계발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학생들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나?
▲학생들에게 어른의 말. 선생님의 말을 잘 따라야 한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워졌다. 그러나 가족 간에 사랑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자고 하고 싶다. 아마 이번 세월호 사건으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지만, 가족의 중요성은 더 많이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형제 자매 부모 어르신들에게 항상 고마움과 사랑을 가지자고 하고 싶다.
-8일은 어버이날인데 요즘 학생들의 효 실천 점수는 얼마나 되며 각 학교에서 어떻게 효 교육을 하고 있는가?
▲수치로 학생들의 효 실천 점수를 나타낼 수는 없다. 하지만, 옛날보다 효에 대한 가치나 실천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교육청이나 학교에서도 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교 1인성 교육 브랜드화(학교별로 1가지씩 실천 덕목을 정해 1년간 실시하는 사업), 1교 1노인정 또는 노인복지시설과 결연하여 봉사활동하기, 효행 주간 운영 및 효행 표창, 향교와 연계한 효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대전시도 2012년 효 문화진흥원을 유치하고 2016년까지 모두 1100여억 원을 들여 충효 상징 동산 조성 및 유스호스텔 건립 등 총 3개 분야에 걸쳐 8건의 효 인프라 확충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론적인 효 교육보다는 가정에서부터의 실천적인 효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어른부터 실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강태공은 '부모에게 내가 효행을 하면 이것을 보고 자식도 나에게 효행을 할 것이고, 만약 내가 이미 불효하다면 자식인들 어찌 효행을 하겠는가'라고 했다. 또 물질적인 면의 효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효를 지도할 필요가 있다. 공자의 제자인 자로(子路)는 집이 가난했는데 하루는 스승에게 이렇게 한탄하는 말로 질문을 했다.
'가난하다는 것이 가슴이 아픕니다. 부모 생전에 잘 봉양해 드릴 수 없고, 또 돌아가신 후에도 후히 장례를 치르기 어려우니 어찌 딱한 일이 아니겠습니까'라는 질문에 공자는'먹는 것, 입는 것이 가난하고 아쉬워도 부모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는 있지 않는가. 이것이 참된 효행이다' 라고 했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는데 이 시대 참 교사상은 어떠해야 하는가?
▲옛날 우리는 엄한 선생님, 잘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을 원했다. 최근 학생들은 어떠한 선생님을 원할까. 우선 인간적인 교사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볼 때 위대한 교육자치고 투철한 휴머니스트가 아닌 사람이 없다.
교사가 아무리 교육기술과 방법에 전문가라 하더라도 그 이면에 스며 있는 따뜻한 인간성이 모자란다면 그 교육은 한낱 성과 없는 죽은 교육이 될 것이다. 교사가 모든 제자를 대할 때 어버이 같은 평등한 사랑을 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희생적인 사랑이 교사에게 필요하다.
또 교사는 건전한 가치관을 가지고 민주적이고 모범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교사의 행동 하나하나는 그대로 학생들에게 투영되고 학부모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품성과 자질, 능력 등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향상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박한 교과 지식과 학생에 대한 깊은 이해, 폭넓은 교양을 쌓으려면 부단한 연수와 연찬이 뒤따라야 하겠다.
- 스승의 날을 맞는 일선 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학생과 학부모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교사가 돼야한다.
그렇다고 교육적이지도 않은 것을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라고 해서 그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좋아하려면 위의 참 교사상에서 말한 것처럼 우선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잘못하는 학생이라도 예쁜 부분이 보여야 된다. 아니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선생님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예뻐 보이면 말이 달라지고 표정이 달라지며, 학생들이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 교감이 형성된다. 교사는 학생의 모델링이다.
-교권이 서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진정한 교권은 어떻게 유지돼야 하는지.
▲옛날보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권은 스스로 지켜야 하며, 서로 신뢰와 존경에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나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하지 말고, 그들이 나를 존경할 수밖에 없도록 할 수는 없을까.
내가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고, 사랑을 주고, 믿음을 준다면 그들이 나를 존경하지 않을까? 조건 없는 사랑이 교육자적 사랑이라고 했다. 남을 탓하기 전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육자적인 사랑과 배려를 무조건 주어보자.
-서부교육장으로 부임 1년 반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동안 보람과 성과는?
▲평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큰 성과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임초 청내 직원과 일선 학교 관리자에게 약속했던 사항을 살펴보면 먼저 찾아가는 행정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싶다. 일선 학교의 문제점을 먼저 찾아 지원해 주는 행정을 하려 노력했다. 또 인성교육에 노력해 특색사업 2가지와 역점사업 1가지를 모두 인성교육 측면에서 수립, 실천하고 있다.
특색사업은 공감 프로젝트 '통통 스토리텔링'(나눔과 배려의 공감능력 배양)과 행복한 꿈 실현 프로젝트 드림하이+ 123(꿈과 끼를 찾는 단계별 프로그램), 역점사업은 솔선수범프로젝트 36.5도 거울아 거울아(학부모, 학생, 교사가 5가지 모범 행동을 정해 실천)가 핵심이다. 장기적으로는 2020년까지 서부교육 발전 계획을 4대 수행 전략으로 나누어 40개의 사업별로 수립하여 실천하고 있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강제일 기자
-윤형수 서부교육장은 누구.
▲생년월일: 1953. 2. 15
▲학력 공주교대, 한남대 교육대학원 졸업(교육학 석사)
▲경력 1973. 3 대전 대동초 교사, 2000. 9~2004. 8 대전동부교육청 장학사, 2004. 9~2005. 8 산흥초 교감, 2005. 9~2006. 8 대전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관(교육연구부장), 2006. 9~2009. 2 흥도초 교장, 2009. 3~2011. 2 대덕초 교장, 2011. 3~2013. 2 대전교육청 교수학습지원과장, 2013. 3~현재 대전서부교육청 교육장
▲포상 근정포장(2012 스승의 날 포상), 양성평등유공 표창(1999, 여성특별위원회) 외 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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